국제 정치·사회

美 "러, G8 복귀 시켜줄게…시리아서 발 빼"

오늘 러 방문하는 틸러슨 국무

알아사드 정권 지원 중단 조건

'당근·채찍' 카드 함께 꺼낼 듯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미국이 시리아 정부를 두둔하는 러시아를 향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방조를 강하게 질책하며 러시아를 압박하는 동시에 선진8개국(G8) 모임 복귀라는 회유책을 제시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낼 경우 국제사회 의사결정지위국(top table)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10일부터 이틀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외무장관회의에서 시리아 대책을 논의한 뒤 11~12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에 제시할 카드는 G8 복귀”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는 당근인 동시에 채찍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틸러슨 장관은 한편으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3년 화학무기 협약에 가입한 시리아의 약속 불이행은 러시아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고강도 비난도 이어갔다.

러시아는 2014년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던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 속에 G8에서 제명됐다. 당시 러시아는 G8 배제를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지만 여전히 최고선진국 모임에 끼고 싶은 욕망이 크다는 것이 미국 등 G7 회원국들의 판단이다.

러시아는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시리아 사태에 대한 항의표시로 예정된 러시아 방문을 취소하고 G7 외무장관회의에서 대러 ‘최후통첩’이 도출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G7에서 합의가 나온다면 그 결과는 재래식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의 압박에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도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러시아는 미국과의 거래를 위해 시리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는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 폭격이 있을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을 감안할 때 무력충돌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서방과의 무력대결을 피하고 체면까지 차릴 수 있는 G8 복귀 카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