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수출 호조세로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했다”며 “우리 경제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 판단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빠진 것은 오랜만이다. 실제 최근까지 그린북에서는 ‘소비는 기저효과, 심리 위축 등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1월)’ ‘민간소비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2월)’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는 모습(3월)’ 등의 표현이 사용됐다.
이런 판단은 수출 등 주요 지표의 호전이 바탕이 됐다. 지난 3월 수출은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호조로 전년보다 13.7% 증가하는 등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은 4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12억달러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가 전년보다 51.8% 늘었고 승용차(23.3%), 무선통신기기(7.8%) 등이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5.9%), 자동차부품(-21.0%) 등은 감소했다.
3월 서비스업 생산도 소매판매 증가에 따른 도소매업 호조와 주식거래 증가 등 금융보험업 개선 등으로 전달보다 0.1%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의복 등 준 내구재가 고르게 증가하며 전달보다 3.2% 늘었다.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1·4분기만 보면 지난해 말 경제전망 당시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맞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통상현안, 기업 구조조정, 북한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도 앞으로 지표를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1~2월 지표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며 “3~4월 지표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