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딸 안설희씨의 재산이 예금 1억1,200만원과 2만달러 상당의 자동차 한 대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권의 공개 요구를 거부해오다가 결국 온라인상에서 의혹이 확산되자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공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안 후보 캠프의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4월 기준으로 설희씨의 현재 재산이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약 1억1,200만원”이라며 “별도로 미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2013년식 시가 2만달러 안팎의 자동차 한 대가 있다”고 밝혔다.
손 수석대변인은 “이 재산은 부모와 조모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받은 것과 본인의 소득(원화 기준 연 3,000만∼4,000만원)의 일부를 저축한 것”이라며 “참고로 안 후보의 딸에 대한 학비지원은 대학 시절과 대학원 1학기까지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후보의 딸은 지난 2012년 6월 스탠퍼드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해 현재 조교로 일하며 매년 3만달러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그 어디에도 부동산과 주식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2013년 국회의원 재산공개 당시 안 후보가 밝힌 설희씨의 재산은 9,300만원이었다. 안 후보는 2014년부터 독립 생계유지를 이유로 설희씨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의 전재수 의원은 “혹시 공개해서는 안 될 재산이나 돈거래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민주당은 안 후보가 2015년 고위공직자의 재산등록 시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직업과 수입 등을 등록하도록 하는 일명 ‘음서제방지법’을 대표 발의하기 직전 딸의 재산공개 거부 신청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인터넷상에서도 안 후보의 딸 재산과 관련한 각종 루머들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안 후보의 발언에 맞춰 당론 변경까지 논의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후보의 사드 반대 당론 수정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해 당론 수정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