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상승세 탄 대치 은마...전고점도 뚫을까

지난달 84㎡ 14억에 거래

재건축사업 지지부진 불구

작년 11·3전 최고가 육박

초고층 건립 기대감 작용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도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직전 기록한 전고점에 근접한 모양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4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찍은 최고가 14억2,000만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은마아파트 84㎡는 지난해 1월 낮게는 10억6,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점차 가격이 높아지며 지난해 10월 14억원을 돌파했다가 11·3 부동산대책이 나오며 11월·12월에는 거래가 실종됐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급매 위주로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더니 전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76㎡는 84㎡에 비해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면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1억6,800만원, 3월에는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전고점인 12억5,000만원에 못 미치지만 11·3 대책 직후인 지난해 12월 10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서는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은마아파트의 경우 내년에 부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이 제도를 피하려면 연말까지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최소한 사업시행 인가까지는 완료돼야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도 이뤄지지 않은 그야말로 걸음마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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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리한 여건에서도 은마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초고층 아파트 건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진 만큼 49층 재건축 사업을 강행해 사업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층수 규제를 무시하고 최고 49층의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3월 말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지만 실제 부담스러울 정도로 금리가 오르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자산가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예금금리는 대출금리에 비해서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은 여전히 투자 메리트를 지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봄 이사철을 맞아 교육 여건이 우수한 은마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몰렸고 최근 서울에 재건축 단지가 늘면서 철거 물량은 많은 반면 입주 물량이 없다는 점도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당초 전망보다 올해 초 부동산 가격이 많이 빠지지 않은 데 따른 안심 효과도 반영됐으며 강북 지역의 아파트들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자극을 받아 매수에 나선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 국면이며 연착륙이 완만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라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있고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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