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부익부 빈익빈' 더 공고해진 뮤지컬시장

본지, 대형 뮤지컬 제작·기획사 작년 감사보고서 분석

김영란법 시행 등 악재에도

외형 성장속 수익성도 개선

CJ E&M만 적자규모 확대

흥행위주 편성·투자위축 등

공연시장의 질은 나빠져

서클컨텐츠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팬텀’의 한 장면서클컨텐츠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팬텀’의 한 장면




CJ E&M의 대표작 ‘뮤지컬 보디가드’의 여주인공 레이첼 역의 정선아 배우CJ E&M의 대표작 ‘뮤지컬 보디가드’의 여주인공 레이첼 역의 정선아 배우


지난해 국내 공연 시장이 청탁금지법 시행과 국정농단 사태 등 악재가 잇따른 가운데서도 선전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등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두드러진데다 대형 제작·기획사들의 투자 축소, 보수적인 작품 편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신시컴퍼니·PMC프러덕션·서클컨텐츠컴퍼니 등 대형 뮤지컬 제작·기획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CJ E&M(130960)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가 외형성장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인터파크(035080)(지분율 70%)와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30%)가 공동투자해 2013년 말 설립한 서클컨텐츠컴퍼니는 영업이익 23억 원을 기록,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배우 인건비(60억원)와 공연 로열티(22억원) 등 제작비용이 129% 급증한 가운데서도 공연수익이 3배 가까이 늘면서 회사 전체 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선경 인터파크 공연부문 홍보팀장은 “뮤지컬 ‘엘리자벳’ 한 작품만 무대에 올렸던 2015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레베카’ ‘팬텀’ 등 작품 라인업이 다채로워진 영향이 크다”며 “특히 ‘팬텀’은 대형 뮤지컬 가운데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PMC프러덕션의 대표작 ‘난타’PMC프러덕션의 대표작 ‘난타’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9.65%, 237% 늘어난 242억원, 4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중이 큰 ‘난타’가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인 입국 감소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은 가운데서도 ‘가루야 가루야’ ‘어린이 난타’ 등 어린이 공연을 중심으로 견고한 성과를 내면서 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시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신시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지난해 연극, 뮤지컬 등 8개 작품을 골고루 선보였던 신시컴퍼니 역시 매출이 226억원으로 전년보다 26.9%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햄릿’ 등 연극 부문 수익은 여전히 부진했지만 ‘아이다’ ‘맘마미아’ 등 대형 뮤지컬이 흥행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대다수 대형제작사들이 선전한 가운데 CJ E&M만 적자규모가 전년보다 커졌다. 매출은 154억에서 201억원으로 30%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억6,000만원 적자에서 18억3,000만원 적자로 손실 폭이 확대된 것.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보디가드’ ‘베르테르’ 등 대작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트러쉬’, ‘백투더퓨처’ 등 해외 공동 프로듀싱 작품 투자가 이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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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신시컴퍼니의 대표작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업계에선 일부 작품들의 흥행으로 대형 제작·기획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공고해져 흥행이 보증된 작품 위주 편성, 신작 투자 위축 등 보수적인 작품 운영이 두드러져 시장의 질은 나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해 공연 시장 전반을 보면 신작은 크게 줄었고, 돈을 벌겠다고 작정하고 만든 작품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 전체의 질적인 성장 보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극약처방의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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