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보수측 "집권 못하면 공멸..단일화해야" 文 강세 지속 땐 비문 자진사퇴 가능성

양강구도 미묘한 변화 조짐에 연대론 다시 수면 위로

반대 여론 커 부담..투표용지 인쇄 전 29일이 마지노선

1915A08 후보 지지자별 단일화




초접전의 승부를 이어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양강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후보 단일화 이슈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양강구도 균열로 문 후보 강세가 이어질 경우 ‘비문(비문재인)’ 진영 간 연대로 막판 대역전을 노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정치공학적 연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단일화 명분이 부족한데다 기존 지지층의 이탈 우려는 걸림돌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막판 지지율에 따라 비문 진영 후보의 자진사퇴로 자연스럽게 단일화 효과를 내는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비문 단일화의 포문을 연 곳은 보수 진영 내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지난 16일 “유승민 후보의 상황(지지율)이 나아지지 않으면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오는 29일까지 기다려보고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유 후보가 사퇴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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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유 후보 측은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비문 진영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 단일화 요구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당 내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해 집권하지 못하면 보수정당이 함께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며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다만 단일화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먼저 후보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 여론이 부담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단일화하는 것’에 대한 찬반 질문에 반대(43.7%)가 찬성(25.2%)을 크게 앞섰다. 후보 단일화를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에서 명분 없는 단일화에 나설 경우 기존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공포감은 단일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대선 막판 문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보수 진영에서 후보직 사퇴를 통해 안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지지층인 호남 표심을 의식해 보수 후보와의 연대나 단일화는 입 밖에 꺼내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안 후보가 임기 단축이나 개헌 등의 명분을 제시할 경우 보수 진영의 후보가 조건 없는 사퇴로 사실상의 단일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인 29일을 단일화의 마지막 시한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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