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에 퍼지는 北유언비어…'혐한'도 번질라

/연합뉴스/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인터넷에서 곧 미국의 대북공습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이와 함께 재일동포에 대해 차별적인 혐한 글도 확산되고 있어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1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과 한국에까지 퍼진 ‘4월 27일 미국의 북한 공습설’은 일본의 블로그 글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블로그를 시작으로 “27일은 달빛이 어두운 때라서 첨단 레이더를 가지고 있는 미군에 유리하다”, “자위대의 지인으로부터 전쟁을 대비해 소집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고 있다.

신문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있는 자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하면서 북한 공격을 감행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데에는 한국과의 합의가 필요한데, 대통령 선거 전에 한국이 대북 공격에 동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런 유언비어는 재일동포에 대한 혐오 글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극우 성향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61·百田尙樹)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북한의 미사일로 내 가족이 죽어서 나 혼자 살아남는다면 나는 테러조직을 만들어서 일본 국내의 적을 뭉개서 죽일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전투상태가 되면 재일(동포)은 적국의 사람이 되기 때문에 거리낄 것 없이 짓눌러 죽일 수 있다”는 글을 남겨 논란을 가속화시켰다.

관련기사



이에 그동안 북한 관련 안보 이슈나 재해 발생 때마다 혐한시위에 시달려야 했던 재일동포 사회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시인하고 미사일 발사 실험을 늘린 2000년대 이후 조선학교 학생들은 폭행당하고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피해를 겪고 있다. 작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당시에는 “조선인(한국인)이 우물에 독을 퍼트렸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상에 흘러다니며 재일 한국인들을 괴롭혔다.

일본 언론도 한반도 위기론을 연일 거론하며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면 ‘무력공격절박사태’로 인정해 자위대를 전진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4월 15일) 전에 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국경과 가까운 동북부 지역에 방사성물질이나 화학물질 확산을 상정해 24시간 긴급대응태세를 갖췄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랴오닝(遼寧)성이 지난 14일 관계 부서에 긴급통지했다면서도 지난 17일 현재 긴급대응 태세를 해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하는 등 사실관계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보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박신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