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경쟁 심화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타격이 심하다던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본사 매출이 지난해 최대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 BBQ치킨, BHC치킨 등 ‘빅3’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난해 매출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회사명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2,911억원으로, 전년(2,575억원)에 비해 13% 이상 급증하며 매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BHC치킨의 매출은 2,400억원으로 전년(1,840억원) 대비 30% 급증해 다시 BBQ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BBQ 역시 소폭이기는 하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2,197억원을 기록했다.
이외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매출도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굽네치킨은 새로 출시한 ‘굽네 볼케이노’가 히트를 하며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한 1,4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150% 폭등했다. 굽네는 1,000억원대에 진입하며 업계 5위인 ‘네네치킨’과의 격차도 크게 벌렸다. 이 밖에 멕시카나(507억→521억원), 페리카나(397억→438억원), 처갓집양념치킨(434억→485억원)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의 매출도 대부분 증가했다.
네네치킨은 거의 유일하게 매출이 전년보다 7%가량 줄어든 567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출시된 신메뉴의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는 매출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업계 경쟁 심화로 광고비, 마케팅비 지출이 급증한 데다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상승으로 가맹점의 수익 하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해왔다. 일부 업체들은 가맹점 수익 보호를 명분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주장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1분기 외식업 미래경기지수(향후 3~6개월간의 성장 및 위축 정도)를 보면 치킨집의 경기 전망이 외식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15년 한해 문을 닫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2,793개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폐점률은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자체는 O2O 서비스를 통해 더 커졌고 본사들의 매출도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화에서 비용절감과 가맹점의 경영난을 해결할 노력 없는 가격 인상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정부의 ‘공개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 인상 계획을 전면 철회한 BBQ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BBQ는 인건비, 임차료,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등의 상승과 배달대행료, 배달앱 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 증가로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BBQ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 증가 폭은 크지 않았으나 영업이익이 191억 원으로 전년(138억 원) 대비 38% 급증했다. 특히 BBQ는 매출 1위인 교촌치킨(176억 원)보다도 영업이익을 더 많이 남겼다. 그만큼 가맹영업을 통한 본사의 마진도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