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에서 환자가 아닌 사람보다 암 발병 위험을 41배나 높이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부위를 찾아냈다.
1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박지수(암예방센터)·이승태(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2008년부터 8년여간 연세암병원에서 유방암 또는 난소암 진단을 받은 745명과 건강한 1,314명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 결과 BRCA1 유전자의 L1780P 부위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 유방암·난소암 환자는 11명이었다. L1780P 부위 변이형은 c.3627dupA 부위 변이형 다음으로 흔했다. 유방암·난소암 환자 11명 중 10명은 유방암, 3명은 난소암 진단을 받았으며 2명은 유방암·난소암이 동반됐다. 유방암 첫 진단을 받은 나이의 중앙값은 37세(34~53세)로 만 40세 이하가 74%를 차지했다.
L1780P 돌연변이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률은 1.5%로 암이 없는 여성의 위험률(통계적으로 0.036%)보다 41.2배 높았다. L1780P 부위는 변이가 있더라도 유방암 위험을 10배쯤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다른 유전자 부위들과 달리 발암 관련성이 불확실한 회색지대에 있었다.
박 교수는 “인종마다 다르지만 BRCA 유전자 부위 중 변이가 있을 경우 단독으로 1%가 넘는 유방암 발병 위험률을 가진 것은 3~4개에 불과한데 회색지대에 있던 L1780P 변이에 따른 발암 위험률이 1.5%나 돼 연구자 입장에서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결과가 L1780P 돌연변이 유방암·난소암 환자에 대한 새 표적치료제 임상시험 적용, 새로운 표적항암제 개발 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