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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특별시민’ 최민식, “사적 욕망을 채우는 장으로 변질된 정치판...스트레스 커”

“정치인과 시민 모두의 올바른 선택에 대한 영화”

최민식 “늘 좋은 작품을 찾아 헤매고 있는 중”

[인터뷰]‘특별시민’ 최민식, “사적 욕망을 채우는 장으로 변질된 정치판...스트레스 커”




“‘특별시민’은 올바른 선택에 대한 영화이다”

배우 최민식이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고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인물 변종구로 나섰다. 끝없는 인간의 권력욕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치 드라마이다.

최민식은 20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특별시민’은 올바른 선택에 대한 영화이다” 며 “ 선택에 대한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공통 분모는 제대로 된 사람을 뽑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우리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쇼박스사진제공=쇼박스


욕망의 결집체인 정치인으로 1년여의 시간을 살아온 최민식은 그들의 간절함과 권력의 중독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직접 정치인으로 살아보진 않았지만 영화를 통해서 간접 경험했어요. 사실 얼마나 간절하겠어요? 권력에 중독된다고 하잖아요. 그곳은 죽느냐 사느냐를 판가름 하는 결전장이에요. 오죽하면 가족까지 이용하겠어요? ”

그렇다고 정치인의 불합리한 행동을 미화시키거나 합리화의 방편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권력욕이 공인의 잘못된 욕망으로 이어질 때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또 하나의 굴절된 부분을 좀 더 생각하게 됐어요.이게 정치 드라마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욕망에 중독된 사람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어요. 거기에서 파생되는 허무함과 몰락, 고통과 비극 등 그런 면에서 봤을 땐 이게 어떤 사명감도 느끼게 하더라. 결국 정치적으로 ‘투표를 잘 하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지 않나”

영화는 정치인 변종구를 시종일관 따라간다. 그 중 덩그러니 인간 변종구로 놓여있는 장면 앞에서 최민식은 인간적으로 ‘짠한 감정’이 잠시 떠올랐지만, 곧 권력욕에 초심 잃은 정치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사진제공=쇼박스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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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때 그들은 굉장히 선한 정치인 혹은 악한 정치인으로 나눠진다. 그런데 그들의 초심도 과연 그랬을까? 소주 한잔 같이 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왜 초심을 잃으신 겁니까’, ‘변화된 계기가 뭔지요’, ‘왜 정치를 하세요?’ 이런 질문들을 쏟아내고 싶어서요. 그런 마음을 영화에 담았습니다. 극중에서 저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지만 문래동 허름한 고깃집 장면에선 이런 마음이 들어있겠죠”


‘선거는 전쟁이고 정치는 쇼다’는 말이 있다. ‘특별시민’은 1,029만 명의 마음을 빼앗기 위한 또 한 번의 쇼에 현미경을 들이민다. 영화는 권력을 얻는 적법한 수단이자 입문 과정인 ‘선거’ 그 자체에 집중, 지금껏 본적 없는 선거판의 세계를 그려낸다. 그 속에서 선악구도는 없다. 이를 두고 최민식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일관되고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선거판의 병폐에 포커싱을 맞추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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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누군가는 이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게 되는 게임이다. 결국 대결구도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영화가 주목한 건 누구는 올바른 정치인이고, 또 누구는 그릇된 정치인 이다는 선악 구도가 아니었어요. 공인의 권력욕과 욕망이 잘못된 길로 내달릴 때, 그 병폐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최민식이 정의한 ‘정치인’은 “우리를 대신해서 제대로 일해 주는 사람”이다. 그가 바라는 지도자는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다. 하지만 곧 “자신의 안위가 아닌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전 세계를 통틀어서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정치인들이 공적인 의무를 져버리고 정치판이 사적인 욕망을 채우는 장으로 변질되니까 국민이 스트레스 받는 거죠.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면 얼마나 세상이 행복하겠어요. 정치 얘기라서 지겹다고요? 돈(영화 티켓 값) 내고 스트레스 받을까봐 싫다고요? 지겨울수록 더 파고들어서 끝장을 봐야죠.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판단 기준의 모호함을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적어도 제가 연기한 변종구 같은 ‘놈’이 정치인이 되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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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차 배우 최민식(53)은 ‘취화선’(2002)으로 제55회 칸국제영화제, ‘올드보이’(2003)로 제57회 칸국제영화제 진출하며 전 세계가 인정하는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이순산 장군으로 열연한 ‘명량’(2014)으로 17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사에 획을 그은 신기록을 세웠다. 전작 ‘대호’(2016)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면서 이번 ‘특별시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영화 속에서 정치 9단의 면모로 승세를 이어간 최민식이 이번 영화로 흥행 9단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는 “매번 잘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면 어떻게 살 수 있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관객의 성향이나 동향을 미리 예측하며 “이번 시즌 극장가에선 이것이 먹힐 것이다”는 주판알을 튕겨봤자 허망한 짓일 뿐.

“영화의 흥행 여부에 신경을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관객 수가 적을 땐 제작사든 배우든 속상한 게 분명 있어요. 제가 부처님도 아닌데 당연하죠. 다만 저 스스로의 성과 부분에 대해선 점검을 해야죠. 왜 대중과 소통을 못했냐?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거죠.”

그는 그런 점검에 대한 잔상들이 차곡 차곡 쌓아갈 때야, 다음 작품에서 더 지혜롭게 작품을 대할 수 있다고 했다.

“몰라. ‘이젠 내 활시위를 떠났어’ 가 아니라 그러한 점검이 다음 작업을 할 때 반드시 플러스가 되겠죠. 영화의 마지막 작업은 대중과 소통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작업이 왜 미비했는지를 돌아봐야 하는거죠.”

영화에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는 ‘오직 서울 시민’을 외친다. 그렇다면 배우 최민식은 오직 무엇을 고민하며 살까. 그는 “‘오직’까진 아닐지라도 열에 여덟 정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좋은 작품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답했다.

“글쎄요. 제가 하는 일이 영화잖아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에 항상 목이 마른 것 같아요. 항상 소통할 수 있고 명확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찾아 헤매요. 이놈 저놈(?)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끊임없이 발 품을 팔아야 뭐라도 하나 건져요. 좋은 캐릭터 나쁜 캐릭터의 구분이 아닌 작품 전체 속에서 인물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제 많은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좋은 작품에 대한 욕망은 제가 죽어야 끝이 나는 거겠죠. 하하하”

한편 최민식의 신작 ‘특별시민’은 현직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분)가 정치공작의 일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분), 젊은 광고전문가 박경(심은경 분)와 함께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정치 드라마. 오는 26일 개봉을 앞뒀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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