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백브리핑] 신탁상품 놓고 원조논쟁 하는 이유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간 때아닌 ‘원조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발단은 KB국민은행이 23일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착한신탁 시즌2를 출시하면서다. 6개월 내 투자수익률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 환매되고 정상적인 수수료가 적용되지만 6개월이 넘어서도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대폭 내려주는 상품이다. 문제는 신한은행이 최근 비슷한 구조의 ‘동고동락 신탁’을 먼저 출시했다는 점이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고객으로부터 추가 수익보수를 받는 구조인데 설계구조는 KB국민은행과 비슷하다. 신한은행은 당시 ‘은행권 최초로 실행한 사내벤처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며 원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착한신탁 상품을 이미 지난 3월 ‘최초’로 출시해 “원조는 우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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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와 마찬가지로 금융권의 미투(mee too·따라하기) 전략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미투제품으로 시장을 키우는 긍정 역할도 있지만 자체적인 상품개발 노력 등을 게을리할 수 있다는 부정적 면도 없지 않다. 은행들의 무차별적인 ‘미투’ 전략을 고객들이 가려내는 것은 더 어렵다. 자동차 등과 같은 제품은 누가 봐도 따라 한 흔적을 찾아낼 수 있는데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은 비전문가인 고객들이 구별하기가 어렵다. 은행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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