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용자 비서 노릇한 교도관

"큰돈 주겠다" 꼬임에 넘어가

전화 통화·쪽지 전달 심부름

“출소하면 큰 경제적 이익을 주겠다”는 제안에 넘어가 수용자와 ‘검은 거래’를 한 현직 교도관이 덜미를 잡혔다. 교도관을 매수한 수용자는 수백억원대 투자 사기로 수감 중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다.

대전지검은 부정처사 후 수뢰,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전교도소에 근무하는 A(29) 교도관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대표의 부탁을 받고 김 대표의 메시지를 외부에 대신 전달해준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1월 사이 김 대표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재판과 회사 경영, 면회 요청 등 각종 사안을 외부에 전달해야 하는데 자신을 대신해 외부에 연락을 전해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 대가로 김 대표는 A씨에게 출소 후 자동차와 오피스텔을 주고 이후 만들 신설 법인의 지분 상당 부분과 월 1,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에 A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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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심부름꾼이 된 A씨는 수시로 김 대표를 만나 외부로 전할 각종 사안을 듣고 외부 소식을 다시 전했다. A씨를 매개로 김 대표는 자신의 아내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각종 사안을 직접 살피듯 챙겼다. 적발 전까지 A씨는 김 대표의 아내와 150여 차례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달했다. A씨는 교도소 순찰 근무 시간에도 김 대표를 만났고 근무일지에는 제대로 순찰을 한 것처럼 허위 기재했다.

두 사람의 ‘검은 거래’는 오래가지 못했다. 교도소 측은 김 대표가 수용된 방에서 A씨에게 전할 민원 쪽지를 발견하고 즉각 조사에 나섰다. 이후 검찰 수사로 이어지며 이들의 행각은 낱낱이 밝혀지게 됐다.

김 대표는 교육콘텐츠 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를 운영하면서 회사 매출 규모 등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170억여원의 투자금을 받아낸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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