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발표할 세제개혁안에서 법인세율을 현재 35%에서 15%로 내리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개혁안에서 재정적자를 줄이기보다는 법인세율을 낮추는 데 집중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4일 미 경제성장률이 3%에 달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세수가 줄어도 활발한 기업활동에 따른 경제성장이 이를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안도 랠리에 법인세 인하 소식까지 전해져 25일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6,000을 넘어서 시장의 환호를 반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15%까지 내릴 경우 향후 10년간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수입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의회와의 협의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른 주요 공약인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주 정부와 민간 자본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24일 트럼프 정부가 호주의 인프라 투자 재원조달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벤치마킹을 예고한 호주의 인프라 투자 방안인 ‘자산 재활용 프로그램(AsRecycling Fund)’은 주 정부가 민영화한 도로와 항만 등에서 얻는 수입금을 연방정부의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경우 연방정부가 다시 사업비를 지원·보조해주는 정책이다. 일레인 차오 미 교통장관은 24일 오하이오에서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사업은 정부 공적자금 지출과 민관협력파트너십(PPP)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당초 예고보다 누그러진 보호무역주의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 상무부는 24일 캐나다산 일부 목재에 20%가량의 상계관세를 매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소프트우드 목재 수출에 정부 보조금이 부당하게 제공되고 있다”며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우드 목재는 주택 건설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캐나다의 주력 수출품으로 미국이 연간 50억달러어치를 수입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앞서 캐나다가 미국산 치즈용 우유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한 후 나온 것이다. WSJ는 “트럼프 정부가 무역 문제에 있어서는 상대가 누구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조치에 담았다”고 설명했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