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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다시 돌아온 신정환, 악마의 재능은 여전할까

다시 돌아온 신정환, ‘꼭 신정환’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신정환의 연예계 복귀가 결국 현실이 됐다. 이경규, 이휘재, 유세윤 등 예능인들이 포진돼 있는 코엔스타즈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도박파문 이후 무척이나 긴 자숙의 시간을 보내게 된 신정환. 코엔스타즈와의 전속계약으로 이제 방송복귀 시간문제로 남은 가운데, 과연 신정환의 ‘악마의 재능’은 7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까.

신정환을 대표하는 수식어 중 하나는 ‘악마의 재능’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깐죽거리는 특유의 깡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담, 그리고 타고난 센스와 재치 덕분에 신정환은 활동 당시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실제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적인 원년 멤버로도 꼽힌다.




사진=MBC사진=MBC


하지만 신정환에게 ‘악마의 재능’이라는 별명은 두 번의 도박논란 이후 ‘악마가 예능적인 끼와 함께 도박중독을 줬다’는 뜻으로 변하게 된다. 2005년 서울 압구정동의 카지노 바에서 불법 바카라 게임을 하다 적발된 신정환은 약식기소로 7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으며, 그로부터 5년 뒤인 2010년에도 해외원정도박을 하다 적발이 되면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 원정도박의 경우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으로 “도박이 아닌 댕기열에 걸려서 입국하지 못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신정환은 두 번의 불법도박과 함께, 그보다 더 큰 ‘대중기만’이라는 괘씸죄까지 추가시켰고, 그 길고 그는 기약이 없는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신정환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무척이나 따가웠고, 결국 그는 출소 이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에 정착하면서 빙수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의 ‘괘씸죄’가 완화된 것일까, 아니면 신정환 특유의 ‘악마의 재능’을 그리워했던 사람이 많았던 것일까. 자숙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에게 복귀를 권하는 방송 관계자와 연예계 측근들이 늘어났고, 방송가에 복귀를 타진해보는 과정에서 복귀설이 몇 차례 흘러나오기도 했다. 신정환의 복귀설은 2016년 그가 싱가포르의 운영해 왔던 빙수사업을 접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더욱 힘을 얻기 시작했고, 이는 27일 코엔스타즈와 전속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시화됐다.


코엔스타즈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정환과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오래 전부터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정환과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의 성장을 지켜봐왔다. 그리고 대중과 떨어져 지내던 7년의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단단해진 신정환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그와 손을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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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를 떠났음에도 신정환이 남긴 존재감은 무척이나 강력했다. 신정환이 하차한 이후 많은 프로그램들이 휘청였으며, 부정적인 여론이 가득했던 상황 속에서도 그의 재능만큼은 늘 인정을 받아왔다. 지난 7년의 자숙기간 동안 연예계에서 꾸준히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것은 여전히 그를 대체할만한 인력이 없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많은 연예관계자들도 신정환이 가지고 있는 예능적인 끼와 재능만큼은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코엔스타즈 안인배 대표의 말처럼 연예관계자 뿐 아니라 그의 끼를 높이 사는 대중 또한 많다.

그러나 문제는 신정환에 대한 모든 평가기준이 ‘7년 전’ 활동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트렌드가 빠르게 전환되는 현 연예계에서 신정환의 예능감이 먹힐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신정환에 앞서 불법파문 논란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가 다시 복귀한 이들 중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들 이 적지 않은 만큼 ‘신정환은 다르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무리 신정환을 향한 여론이 완화됐다고 해도, 여전히 그를 곱지 못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다시 돌아온 신정환이 “많이 그리웠고 후회도 많았다. 저의 경솔하고 미숙했던 행동으로 불편하셨던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늘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신중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지만, 새로운 예능 새싹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굳이 과거의 신정환이어야 하느냐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신정환은 현재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다. 복귀하게 된다면 화제성은 확실하게 보장 되지만, 이 같은 화제성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정환의 노력에 달렸다고 하기에는 시간이 이미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꼭 신정환’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넘어야 할 산이 많아도 너무 많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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