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국금지가 풀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떠났다. 그동안 검찰 수사로 발이 묶여있던 신 회장은 약 10개월만의 장기 출장을 통해 해외 파트너들과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롯데와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같은 해 7월부터 9월까지 출금 상태였다. 이어 11월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조사를 받으면서 다시 출금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달 17일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이 그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비로소 법원의 배려로 출금 조처가 풀린 바 있다.
그는 출금해제 직후 주말을 이용해 잠시 일본에 다녀왔다. 하지만 이번 미국 출장은 지난해 7월 이후 사실상 10개월 만의 장기 비즈니스 출장이다.
신 회장은 미국에서 식품업체 허쉬 회장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라 지난달 6일 생산중단 명령을 받은 상하이 소재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 관련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은 롯데제과와 허쉬의 합작법인으로 주로 초콜릿을 만든다.
이어 신 회장은 IBM, 엑시올 고위 관계자들과도 잇따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IBM과 업무 협약을 맺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술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 유통 사업부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제휴다.
엑시올과는 합작을 통해 내년까지 미 루이지애나주에 에탄분해시설(에탄크래커·EC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신 회장은 뉴욕에도 들러 롯데가 인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영업 상황도 둘러본다. 롯데는 2015년 8월 뉴욕의 명물 팰리스 호텔을 8억500만달러(약 9,180억원)에 사들여 ‘더 뉴욕 팰리스’ 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롯데 관계자는 “다음 주 신 회장의 재판 일정이 없어 미국 출장이 잡힌 것으로 안다”며 “미국 출장 기간은 1주일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