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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풍자 살아난 ‘SNL코리아9’…초심으로 돌아가니 ‘좋지 아니한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9’ 가 시작부터 꾸준히 외쳤던 각오 중 하나였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의식적으로도 ‘풍자’를 살리고자 노력했던 ‘SNL코리아9’가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매서워진 풍자정신의 칼날을 내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는 ‘SNL코리아9’에서 대선후보를 패러디하고 있는 배우들과 실제 대선후보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대선후보 문재인과 그를 패러디하는 ‘문재수’ 김민교는 지난 27일 이미 서울 야탑역 광장 입구에서 만났고, 이 같은 장면은 ‘SNL코리아9’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이는 ‘여의도 텔레토비’로 사회풍자의 최고치를 찍었던 2012년 대선에서도 이루지 못했던 만남이었다.




사진=SNL코리아9 캡처사진=SNL코리아9 캡처


‘SNL코리아9’에서 사회풍자 성격이 제일 강한 코너는 바로 대선 주자들을 패러디한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이하 ‘미우프’)이다. Mnet의 인기코너인 ‘프로듀스101’과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를 패러디한 ‘미우프’에는 총 5명의 주요 후보들이 있다. 바로 투게더엔터테인먼트 소속 문재수(김민교)와 피플 컴퍼니 소속 안찰스(정상훈) JYD엔터테인먼트(구 새놀이) 소속 레드준표(정이랑) 바르다 뮤직 소속 유목민(장도윤) 정엔터테인먼트 소속 심불리(이세영)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소속과 이름을 듣고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 누군가가 맞을 것이다.

배우들이 만들어놓은 설정들 또한 흥미롭다. 센터 재수생으로 4년 전 결정적 데뷔 기회에서 실패한 뒤 재데뷔를 노리고 있다는 문재수부터 센터 자리를 양보했지만 데뷔도 안 시켜주고 간만 본다고 욕해서 탈퇴했다는 안찰스는 문재인과 안철수를 떠올리게 한다. 대선주자 홍준표를 ‘레드준표’라고 표현한 것과 여자 솔로로 데뷔한 선배가 다른 사람 목소리로 립싱크하다 걸려서 팬을 많이 잃었다고 표현한 것, 유목민의 경우 립싱크 사건 이후 원 소속사였던 JYD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새 기획사로 들어갔다는 설정은 현 정치판의 모습을 제대로 패러디했다.

지난 3월25일 첫 방송됐던 ‘SNL코리아9’는 예고한 대로 사회적인 문제들을 소재들로 풍자를 했다는 평과 함께 ‘풍자를 위한 풍자’ 기계적인 풍자를 했다는 평을 동시에 받았다.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첫 방송 이후 돌아온 공통적인 평가는 ‘SNL코리아9’의 첫 방송은 그저 예고영상과 같았다는 점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SNL코리아9’의 정치 풍자 정신은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물론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둔 만큼 선거법에 따른 중립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면도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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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확실한 것은 ‘SNL코리아9’은 조금씩 풍자의 영역을 넓히면서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선후보와 이를 패러디하고 있는 배우들의 만남은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SNL코리아9’의 안상휘 CP는 이 같은 만남에 대해 “패러디 배우와 실제 대선후보가 만난다는 기획은 지난 2012년 대선 ‘여의도 텔레토비’를 선보였을 당시부터 추진했던 일이었다. 그때는 몇몇 후보가 촬영을 거부하면서 기획을 계속 추진하지는 못했다”며 “문재수를 연기하는 김민교가 문재인 후보의 만남 이후 꾸준히 만남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상황에 따라 1~2캠프는 못 만날 수 있다.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만남은 ‘SNL코리아9’ SNS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이 물러가자마자 CJ가 칼을 갈고 나왔다는 말이 나올 만큼 ‘SNL코리아9’의 풍자강도와 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아직은 완벽하지는 않다. 풍자를 하지 못했던 세월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깊은 풍자보다는 사람들의 말투나 성대모사,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정도라는 것이 보편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한가.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SNL코리아’의 풍자가 4년 만에 부활했는데. 풍자 살아난 ‘SNL코리아9’ 초심으로 돌아가니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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