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CNN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외교일정이) 바쁘다”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대해 “어떤 확약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언론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초청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을 옹호한다는 비판 여론을 불사하고 강행한 초청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체면을 구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무부처인 국무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독자적 판단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두테르테에 러브콜 왜
북핵 해결 공조·中 견제 의도
일각선 “개인사업 위해” 의혹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구애를 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 지위에 있는 필리핀을 움직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동남아 국가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중국에 밀착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움직임을 경계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중국 견제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이어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나려는 진짜 이유가 개인사업 문제 해결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트럼프’ 브랜드를 내건 총액 1억5,000만달러의 최고급 주거용 빌딩이 곧 준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앞서 건물 개발에 참여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파트너인 호세 안토니오를 대미통상특사로 임명한 바 있다.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노아 북바인더 이사는 “우리는 그가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모른다”면서도 “이런 이해관계가 있는 한 우리는 의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