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월가 초대형銀 다시 쪼갤까

'상업·투자銀 분리법' 부활 검토

월가 반발…법안 통과 쉽잖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대형은행들을 상업·투자은행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월가 금융회사들을 손보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휘발유세 인상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업종 간 칸막이를 만드는 이른바 ‘글래스스티걸법’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래된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관련 사항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시스템’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IB)을 분리해 여수신과 증권업무를 각각 맡도록 한 금융 시스템으로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 도입 이후 1999년 빌 클린턴 전 행정부가 경쟁 촉진을 내세워 법안을 폐지하기까지 유지돼왔다. 법 폐지와 함께 2000년대 이후 월가에는 초대형 금융기관들이 속속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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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글래스스티걸법을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확인한 것은 대선 승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월가의 탐욕을 막기 위해 초대형은행을 다시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도 글래스스티걸법 부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이 세제개편과 트럼프케어 개정안 통과에 방점을 찍은 상황에서 금융규제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를 부르짖는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대형은행을 다시 쪼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과 함께 트럼프 경제라인을 장악한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상업은행 비중이 큰 JP모건 등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프라 개발용 재원 마련을 위해 휘발유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휘발유세 인상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다”며 “(인상분을) 미국 고속도로 개선에 투입한다는 전제라면 트럭 운전사들도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휘발유세는 1993년 이래 한 차례도 인상된 적이 없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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