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2년 만에 만난 푸틴·메르켈 시리아 사태 등 논의

크림반도 병합 등 이후 갈등 빚어

獨-러 입장차 달라 접점 쉽잖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흑해 연안의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회담은 푸틴 대통령 관저에서 오후2시께부터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메르켈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양자 문제와 국제 현안 논의 등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다른 지역 현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리비아 상황과 양자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과 러시아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무장투쟁 지원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금까지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 차원의 대러제재에 대해 강력하게 찬성 의사를 밝혀왔고 러시아는 서방에 농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내리며 이에 반격해왔다.


메르켈 총리의 방문에 앞서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양자회담과 관련해 “국제법에 저촉되는 크림반도 병합과 분리주의 반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동부 불안정 등 두 문제가 양국 관계를 짓누르고 있다”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쉽지 않은 상황이 조성돼 있지만 러시아와 건설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의 러시아 방문이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차원이라면서 두 정상이 시리아 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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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국의 입장 차가 여전해 이날 정상회담만으로 접점을 찾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서방의 대러제재 원인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독일 측은 러시아가 민스크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압박을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분쟁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협정 이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체첸에서 구금된 성적 소수자의 인권에 관해 힘써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메르켈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2015년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후 2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정상회의(노르망디 형식 회담)에서 회동한 바 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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