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 씨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쪽방촌 주택가에서 외손자, 친손자 4명과 살고 있다. 이마저도 집 보증금이 모두 월세로 차감된 상태라 곧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씨는 예순 일곱의 적잖은 나이에 건강 조차 좋지 못해 사실상 근로 능력이 없는 상황이다.
홍 씨와 이 씨처럼 미성년 자녀와 여관이나 고시원 찜질방 등에서 거주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주거 위기 가정을 위해 서울시가 힘을 보탠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0일부터 한 달 간 집중 조사를 실시, 노숙 직전의 상황까지 몰린 주거 위기가정 26가구를 발굴해 긴급지원에 나섰다고 3일 밝혔다.
시는 해당 가구 발굴을 위해 현장과 밀접한 25개 자치구, 서울시교육청, 지역복지관, 숙박업협회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 지원을 받았다.
시는 이를 통해 여관(여인숙) 3가구, 고시원 8가구, 찜질방 1가구, 환경이 열악한 지하방 14가구 등 주거 위기에 처한 26 가구를 발견했다.
시는 우선 미성년 자녀를 동반해 여관이나 고시원 등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와 지하방에 거주하면서 월세를 장기 체납해 당장 거리에 내쫓길 위기에 놓인 12가구에 대해 심의를 거쳐 가구당 최대 1,0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서울형긴급복지 제도를 활용, 가구당 최대 200만원의 임대료와 생계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임차보증금을 미신청한 나머지 14가구에 대해선 각 자치구 긴급복지 예산으로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안내, 일정 기간 공적지원에도 근본적 위기 해결이 되지 않는 가구에 대해서는 각 자치구 복지재단 등을 이용해 일자리 지원 등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안정적 거주시설 제공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입주를 적극 추진한다.
김철수 서울시 희망복지지원과장은 “이번 집중발굴 조사기간 외에도 수시로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발굴, 지원하고 있다”며 “주변에 월세체납 등 주거지원이 필요하거나 갑작스런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이 있으면 120 다산콜센터나 동주민센터에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