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정치테마주 '끝물'…"처분 빠를수록 유리"

안랩 16%·DSR제강 18% 급락

선거 열기 뜨겁지만 하락세 뚜렷

지난 대선 후 EG·넥스트칩 등

'박근혜 수혜주'도 60%이상 뚝

"승리해도 하락…매도 서둘러야"

0415A17 시가총액 급락한 대선테마주




19대 대선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기승을 부렸던 정치 테마주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역대 대선 이후 증시 성적표를 살펴보면 관련 후보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테마주는 선거일 이후 하락세를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금이라도 처분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일 증시에서 대선 테마주들은 급락세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표 테마주인 안랩(053800)은 코스닥에서 무려 16.97%(1만2,300원) 하락한 6만200원에 장을 마쳤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안랩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다. 안랩과 함께 안 후보 테마주로 꼽히는 써니전자(004770)와 태원물산(001420)도 이날 각각 18.4%, 5.13% 주가가 떨어졌다.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DSR제강(069730)은 18.41% 내렸고 비엠티(086670)·우리들제약(004720) 등도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테마주들이 끝물 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최근 한 달 사이 2조6,000억원이나 증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당 대선후보의 관련주 86개 종목의 시총은 최근 한 달간(3월31일∼4월28일) 11조9,940억원에서 9조3,899조원으로 21.7%(2조6,041억원) 감소했다. 분석 대상 86개 테마주는 주식 관련 커뮤니티와 언론 등에 여러 차례 대선 테마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을 추린 것이다.

관련기사



0415A17 안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당선 기대감에 테마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빠른 매도가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선거일 이후 관련 정치인의 승리 여부와 관련 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수혜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관련된 회사로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EG(037370)는 대선 후 1년 동안 주가가 63.64%나 급락했다. ‘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면서 당선 직후까지 반짝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회사 실적 등 실질적인 재료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테마주 거품이 꺼져버린 것이다. 회사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수혜주로 분류됐던 넥스트칩(092600)도 같은 기간 주가가 63.5% 추락했다. 18대 대선 때 선거에서 낙선한 문재인 후보 관련주로 분류됐던 서희건설(-21.91%)과 위노바(-47.31%)도 대선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장전문가들도 대선 테마주는 선거용일 뿐이라며 빠른 처분을 권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정치테마주의 특징과 투자 위험성’ 보고서에서 지난 16~18대 대선 당시 당선자와 차점 득표자 관련 종목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승리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 테마주의 수익률이 선거일 이후 급락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세 차례 대선에서 당선자와 관련된 테마주는 선거 다음날 4.7%, 차점자 테마주는 -6.46%의 비정상수익률을 보였지만 5일이 지난 시점의 누적 비정상수익률은 당선자(-7.12%), 차점자(-7.45%)로 비슷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정보 유입이나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테마주 효과는 실제 가치보다 과대 해석된 비이성적 투자심리에 기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테마주의 가격 특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투자 결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