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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남해 지족해협, 550년 전통 죽방렴 멸치잡이 현장

‘극한직업’ 남해 지족해협, 550년 전통 죽방렴 멸치잡이 현장




3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죽방렴 멸치잡이’ 편이 전파를 탄다.


흔히 ‘멸치잡이’라고 하면 작은 낚싯배에 올라가 4-5명의 사람들이 대형 그물을 끌어올리는 장면을 상상한다. 하지만 550년 전통의 멸치잡이는 전혀 다른 형태라는데.

원시어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상남도 남해군의 지족해협. 이곳에는 바다 한가운데 대나무로 발을 세우고 멸치를 잡는 ‘죽방렴’이 있다. 섬과 섬 사이,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에서 이뤄지는 전통 멸치잡이. 강한 물살을 이겨내기 때문에 이곳에서 잡히는 멸치들은 힘이 세고 맛이 좋다.


하지만 죽방렴 관리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이른 봄, 300개의 참나무 뼈대에 대나무 발과 그물 치는 작업을 시작으로 한 해 멸치잡이 준비는 시작된다. 바다 한가운데에 바닥을 파고 10미터 높이에서 그물을 연결하며 동분서주하는 사람들. 죽방렴에서는 물이 빠진 시간 내에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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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대나무 발과 2중 그물을 꼼꼼히 세우면 드디어 죽방렴 완성. 하지만 진짜 멸치잡이를 위해선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는데.. 올해 첫 멸치잡이를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 그들의 삶의 현장을 소개한다.

휑하기만 한 참나무 기둥에 올라가 대나무 발을 설치하는 작업자들의 모습이 아찔하다. 높은 곳에 올라 한 덩어리에 30kg가 넘는 대나무 발을 설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의지해야 할 곳은 다리 앞 나무 기둥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작업이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허리를 비롯한 온몸의 통증 또한 이겨내야만 한다. 죽방 안의 대나무 발 설치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꼬박 들여야 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틈을 최대한 줄여 멸치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다 밑바닥에 대발을 박아 넣고, 대나무 사이사이 줄을 엮는 작업은 섬세함과 꼼꼼함을 요한다. 게다가 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손이 바쁠 수밖에 없다.

죽방렴 설치 작업은 멸치를 잡기 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는다. 설치 후 본격적인 멸치잡이가 시작된다. 하지만 밀물과 썰물을 이용하는 형태이다 보니 멸치 외에도 많은 것들이 죽방렴으로 밀려들어오는데. 매일 쌓이는 해초와 바다 쓰레기. 어부들은 멸치 잡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매일 쓰레기 제거에 쏟아야 한다. 마침내 잡아 올린 올해 첫 멸치. 국내 멸치 생산량의 2%에도 못 미치는 죽방멸치는 그 맛과 질이 우수해 명품 멸치로 불린다. 하지만 죽방렴 멸치는 욕심부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기다림의 어업, 죽방렴. 전통을 지키며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죽방렴 어부들의 땀의 현장에 함께한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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