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율이 1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선거인 총 4,247만9,710명 가운데 497만902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1일차를 기준으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4.75%), 2016년 총선(5.45%)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대선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의 ‘세대별 투표율’은 오는 9일 대선 투표 마감 이후 공개된다. 따라서 후보별 유불리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진보·보수 양 진영의 1위 주자인 문 후보와 홍 후보가 높은 사전투표율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이번 대선은 5자 구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좌우 대결’ 양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홍준표 캠프 모두 사전투표율이 일단 높게 나오는 게 유리하다”며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보수·진보 양 진영이 뭉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지지율과 상관없이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중간 지대에 위치한 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바른정당) 후보 등은 다소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홍 후보보다는 문 후보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의견도 나왔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사전투표는 연휴도 즐기고 투표도 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황금연휴에 외유(外遊)계획을 세운 연령층은 50대 이상보다는 20~40대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높은 사전투표율에 따른 수혜는 홍 후보보다는 문 후보와 심상정(정의당) 후보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보통 사전투표의 경우 젊은 층의 투표율이 전체 평균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난다”며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일단 문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지역별 투표율은 전남이 16.76%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호남은 문 후보의 우세 속에서 안 후보가 바짝 뒤를 추격하는 형국인데 지역 투표율이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