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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SBS 선거방송, ‘편파의혹’ 넘어 감동 전해 줄 있을까 (종합)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를 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외부의 압력이나 유인이 아닌 스스로의 미스로 크게 훼손된 것에 대해 보도본부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뉴스를 믿어주셨던 시청자분들께 죄송하고, 그런 일들이 다시 벌어지지 않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

지난 2일, SBS ‘8시 뉴스’ 보도에 정치계가 발칵 뒤집혔다.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일주일, 사전투표는 약 이틀 앞두고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했으며 이는 차기 정권과 거래를 시도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거론해 논란을 야기했다.




사진=SBS사진=SBS


논란 직후 해당 보도는 논란의 중심에 올랐으며, 결국 SBS는 내부 조사 및 보도본부장 자체 판단으로 해당 기사를 삭제 조치하고, 이튿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3일 방송된 ‘8뉴스’에서는 5분 30초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해당 보도 관련 사과에 할애해 논란을 진화에 나섰다.

이 같은 SBS 사과는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SBS에서 열린 선거개표방송 ‘2017 국민의 선택’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다른 앵커들보다도 더 늦게 공식석상에 나타난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오는 9일 진행될 선거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세월호 고의 인양 뉴스보도 논란에 대한 사과와 해명, 그리고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연신 해명하고 사과해야만 했다.

김 본부장은 “해당 보도는 정권 교체시기에서 부처 이기주의와 눈치주기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위해 발제한 것이었지만, 복잡한 사실관계를 명료하게 보여주지 않고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를 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외부의 압력이나 유인이 아닌 스스로의 미스로 크게 훼손된 것에 대해 보도본부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뉴스를 믿어주셨던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 그런 일들이 다시 벌어지지 않겠다고 약속드리고 책임 문제도 분명하게 가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의도가 전혀 개입되지 않은 내부적인 실수”라고 거듭 강조한 김 본부장은 “초고와는 다른 내용들이 실렸고, 처음 제목과 나중 제목이 바뀌었다. 이는 먹히는 기사를 쓰고 싶었던 욕심, 눈에 띄고 싶었던 뉴스를 쓰고 싶었던 욕심, 선체조사위원회의 앞으로 일정에 대한 이야기, 해수부의 이야기가 한 기사에 뭉뚱그려져서 들어가다 보니, 이상한 오해를 살 수 있을 만한 제목이 만들어졌다”고 SBS 보도국 측의 실수를 인정했다.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보도는 논란 뿐 아니라 SBS 뉴스를 비롯해 선거 개표 방송의 공정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계속된 사과와 해명에도 SBS가 특정 정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타격은 SBS의 선거 개표 방송에서도 편파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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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편파적으로 보도를 하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말 외에는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SBS 선거방송이 이번 건 때문에 생긴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방송에 대한 이야기는 팀장을 맡은 SBS 하현종 기자가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됨에 따라 이번 대선은 예정보다도 이르게 시작됐다. SBS 측은 이번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 이는 자칫 조기대선을 예측을 하고 개표방송을 준비했다는 의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부분이다. 이 같은 오해에 대해 하 기자는 “준비기간만 1년이라고 말씀 드린 부분은, 1년 전 팀을 꾸린 것은 맞다. 작년 이맘 때 팀을 꾸렸지만,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간 것은 지난 12월 태블릿PC 사건 이후이다. 조기대선을 예측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거, 선거방송과 관련해 4~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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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기자는 다른 방송사와 차별화 되는 SBS 선거방송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하 기자는 “지난 2012년 SBS의 선거방송 이후 선겨방송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딱딱한 선거방송을 넘어서 재미가 섞인 선거방송이 만들어 진 것”이라며 “하지만 이내 많은 곳에서 쫓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부할 수 있는 것은 패러다임의 깊이라든지 콘텐츠의 질 면에서 압도적이라는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올해 선거방송에 대해 “국민들의 마음을 유권자들의 마음을 담는 요소를 도입했다. SBS는 전통적으로 개표 그래픽인 바이폰에 집중해 왔는데, 올해는 여기에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인나와 같은 촉촉한 목소리를 담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며 “개표방송 영상에 등장하는 ‘투표로’ 라는 캐릭터(곰)가 과거에는 관광지, 대표적인 도시나 산, 강 바다를 갔었는데 이번에는 국민 곁으로 간다. 이는 SBS가 국민과 함께 하고 있으며, 사람에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터치스크린 분석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하 기자는 “김용택 기자가 단독으로 진행을 할 것인데, 분석만 들으면 이번 대선의 판세와 정말한 분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기자는 선거방송 연출기획에 대해 ‘아주 잘 만든 한국영화의 문법’을 적용시키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하 기자는 “잘 만든 한국영화를 봤을 때 특징은 처음에는 낄낄거리면서 웃다가도 뒤로 갈수록 가슴이 찡해지는 감동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거방송도 그 문법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제작진들의 많은 의논 끝에 올해 선거방송의 슬로건은 ‘정치는 감동’으로 정했다. 최대한 정보를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하겠다.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뭉클해지는 방송이 될 것”이라며 “제작진들의 많은 의논 끝에 올해 선거방송의 슬로건은 ‘정치는 감동’으로 정했다. 최대한 정보를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하겠다.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뭉클해지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보도본부장은 “선거는 축제고, 선거방송은 재미있고 감동을 줘야한다는 말에 저도 100% 동의한다. 당사자들은 치열하게 싸우지만, 유권자들은 그들이 싸우면 싸울수록 자질을 알고, 누구를 선택해야하지 명확해지기에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투표날은 행복한 결과의 날이다. 시청자 분들이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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