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이후가 더 걱정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

5·9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 진영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3일부터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이른바 ‘깜깜이 선거기간’이 맞물린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를 두고 후보 간 공방이 불붙으면서 혼탁 양상이 더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선거기간의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에 대한 후유증으로 상당 기간 홍역을 치르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조사와 검찰 고발 등으로 네거티브에 대처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선관위는 최근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방송 보도에 대해 보도 경위와 인터뷰 공무원 신원 등을 조사 중이라지만 대선 전까지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또 허위 여론조사 결과를 SNS에 공표한 혐의로 대선후보 선거사무 관계자를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최근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이 투표용지 1번과 3번에 인공기를 합성한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린 것에 대해 홍준표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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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 진영 간 선거운동이 네거티브로 치닫는 데는 현행 선거제도의 허점도 작용하고 있다. ‘가짜 뉴스’ 등에 대한 공적인 검증과 여과장치가 미흡한데도 국민 여론의 평가인 여론조사 결과마저 공표를 제한하게 함으로써 각 후보 진영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제어할 현실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선거가 임박할수록 선거 캠프는 이른바 ‘한 방’으로 역전하기 위한 네거티브의 유혹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는 대선 선거운동 초반부터 대선후보 TV 토론 등에 나타난 대선후보들의 네거티브 경향을 줄기차게 비판해왔다. 대선후보로 나선 인물이라면 네거티브나 흠집내기식 토론이 아니라 정책토론으로 선거 담론의 수준과 격(格)을 높이라는 주문이었다. 이 연장선상에서 각 대선후보 진영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자제해야 마땅하다. 선거가 끝나도 대한민국은 계속돼야 한다. 특히 대통령 후보라면 새 정부가 선거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하고 ‘국민 대통합’에 나설 길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것이 책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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