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병원 내부 메신저로 진상 환자 욕한 간호사, 법원 “무죄”

병원 내부 메신저로 동료에게 환자를 흉보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박강민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김모(3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박 판사는 “모욕죄에서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이런 법리를 토대로 보면 동료 간호사가 김씨의 모욕적인 글 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사내 메신저는 일대일 채팅창으로 대화자가 둘밖에 없었고 내용도 창을 닫는 순간 삭제된다”며 “동료 간호사도 경찰에서 김씨에게 받은 글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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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김씨는 지난해 7월 예약시간보다 2시간 일찍 병원을 찾아온 환자 이모씨로부터 “진료를 빨리 해달라”는 요구를 수차례 받고 진료 순서를 앞당겨 줬다. 하지만 다른 환자들의 진료가 지연되면서 이씨는 당초 예약한 시간에 진료를 받게 됐다. 이에 이씨는 담당 의사에게 “김씨의 잘못으로 진료가 늦었다”며 항의했다.

한 달 뒤 이씨가 병원을 다시 찾자 동료 간호사는 사내 메신저로 “아, 그때 그분”이라고 언급했고 김씨는 “알아 그 미친년”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러한 대화를 우연히 본 이씨는 김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김씨의 행동이 모욕죄라고 보고 약식기소했고 김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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