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젤 게이트 여파로 판매 중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번에는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무 주요 인력들이 다른 수입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쟁력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영업력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의 재무·인사·대관 등 실무 주요 인력들이 최근 경쟁 수입차 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실제로 한 유럽계 수입차로 폭스바겐코리아 직원 9명이 대거 이직했다. 또 다른 수입차 역시 폭스바겐코리아 경력의 인력들이 2~3명씩 이동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2,463대를 팔며 수입차 시장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단 한 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11개 차종 중 10개 차종이 일시적 판매 중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직 규모가 축소되고 실무 인력이 이탈하는 상황이다. 최근 적극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폭스바겐코리아 인력의 경험을 높이 사 적극적으로 스카우트에 나선 것도 이유다. 실무 인력뿐 아니라 영업망도 무너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9일 서울 시내 폭스바겐코리아 주요 딜러사의 전시장 3곳에 문의해본 결과 영업사원은 1명 또는 2명으로 최소 인력만 근무하고 있었다. 한 영업사원은 “월급보다 판매 성과급 비중이 커 차량을 팔지 못해 어려움 때문에 다른 브랜드로 많이 이직했다”며 “팔 수 있는 투아렉 같은 차량도 팔지 않다 보니 전시장에 차가 한 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 재인증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한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이달 신형 티구안에 대한 재인증 신청에 돌입한다지만 언제 판매 재개가 될지 미지수다. 폭스바겐과 달리 아우디·벤틀리는 재인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인력을 다시 채용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증이 더 지연된다면 자연스럽게 국내 시장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