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개성공단 불가" vs "사드 철회"…美·中 사이에 끼인 새 정부

美 WSJ·中 환구시보, '자국 이익' 앞세워

英 FT "文, 주변국과 관계 재정립해야 할 힘든 상황 직면"

/중국 환구시보 웹사이트 캡쳐/중국 환구시보 웹사이트 캡쳐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과 중국 언론이 자국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나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중 양국 사이에서 힘든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남한이 좌(左)로 움직인다’는 사설에서 좌파 대통령인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경제·외교 정책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WSJ는 “문 대통령은 부패의 원천인 ‘정부의 경제 간섭’을 줄이려는 노력 대신 새로운 간섭을 약속했다”며 “부유층과 대기업 과세,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도 약속했는데, 이는 프랑스에서 실정해 정권을 잃은 사회당이나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WSJ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실패한 햇볕 정책으로의 회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는 북한이 오랜 기간 약속을 어겨왔으며, 핵무기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들의 방식대로 한반도를 통일하려고 한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을 끝내기 위해 (남한과 미국의) 통일전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개성공단 불가론’까지 주장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해, 개성공단으로 복귀하는 기업은 미국과의 교역이 금지된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이라며 유화정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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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10일 사평에서 “한국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초지역 역할만 할 게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국 보수주의의 최대 실패이며 한국에 실질적인 안전도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소극적인 것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가 대통령이 된 뒤 사드 충돌을 완화하는 기회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사실상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미국과 중국 양 국가 사이에서의 과제를 떠안은 문재인 새 정부를 두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한국의 새 대통령, 지역 내 위상 높여야 해’라는 기사에서 “문 대통령은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를 뒤흔들게 될 힘든 외교적 선택에 직면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 비참한 수준까지 떨어진 한국의 영향력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국, 중국, 북한과의 균형을 재조정하려는 과정에서 지정학적 구조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제재 속 북한과의 대화 재개의 어려움, 사드 배치 재검토 과정에서 겪게 될 갈등 등이 그의 앞길을 험난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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