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에너지 구상은 ‘신재생에너지 체제로의 획기적 전환’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미세먼지·방사능의 위험이 있는 석탄과 원자력 발전은 줄이는 대신 발전용량 부족분을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은 오는 2030년까지 20%다. 이는 지난 2014년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9.7%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반발을 뚫고 상향한 목표가 2025년까지 11%인 점을 감안해도 그 목표가 파격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대로라면 현재 4.6%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0년 안에 15%포인트가량을 높여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발전 사업자가 발전량의 일부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해 공급해야 하는 제도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목표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한편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한다.
반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30년 이상 노후 석탄발전 10기는 조기에 폐쇄하기로 했다.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신규 건설 역시 전면 중단된다. 원자력 발전소도 마찬가지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은 즉각 폐쇄하고 공사 중인 신고리 5·6호기까지 공사를 멈출 계획이다. 신규 원전은 더 짓지 않는 것이 목표다.
이를 반영해 올 4·4분기에 발표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목표치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J노믹스의 에너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갑작스러운 에너지 체제 전환에 드는 비용과 공급 차질 우려,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허들을 넘어서야 한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전체적인 방향은 국민들의 바람과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시간과 비용·민원 등을 고려하면 임기 5년 동안 에너지 조합의 변화는 사실상 어렵고 다음 정권부터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에서는 명시적인 공약은 없지만 ‘국익우선 협력외교’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보호무역주의의 선봉에서 양자 간의 협정 체결을 주력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실상 반대편에 서는 셈이다. 구체적인 솔루션은 동아시아 경제 통합에서 찾았다. 역내 포괄자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자유화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을 세계 무대로 끄집어내겠다는 공약이다. 북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북한의 국제 경제체제 편입을 돕고 동북아 개발은행 설립,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B)와 아시아개발은행(ADB)와의 연계를 통해 북한 인프라 개발을 추진한다는 게 구체적인 계획이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