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당선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신당이 다음달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자 내분 조짐이 일고 있다.
12일 르몽드 등에 따르면 중도파인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당(Modem) 대표는 마크롱의 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M)가 전날 발표한 공천자 명단이 자신의 동의도 받지 않은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바이루 대표는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당 지도부 회의까지 소집했다.
바이루 대표는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하고 마크롱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인물로 이번 공천에 민주운동당 출신이 35명밖에 포함되지 않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바이루와 마크롱 사이에는 공천에 120명의 민주운동당 출신을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마크롱의 신당이 민주운동당에 할당된 자리를 줄여 사회당 의원들에게 공천을 준 것에 몹시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공천자 명단에는 집권 사회당의 현역 의원 24명이 포함됐다.
LRM의 리샤르 페랑 사무총장은 “아직 150명을 추가로 공천해야 하므로 여유가 있다.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내분 수습에 나섰다.
LRM이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의 전 홍보비서관 가스파르 간츠네를 공천한 것에 대해서도 장이브 르드리앙 국방장관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사회당의 거물 정치인인 르드리앙 장관은 대선에서 마크롱을 공개 지지했다.
신당은 공천자 선정 과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툴롱 럭비클럽의 무라드 부젤랄 회장은 “자신이 공천자 명단에 포함된 것은 주최 측의 실수”라며 “나는 어디에도 지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공천자 명단에 들어간 사회당의 프랑수아 푸포니 의원도 신당에 공천을 신청한 적이 없으며 이번에도 사회당 후보로 입후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공천 리스트 오른 티에리 로베르 민주운동당 의원은 2016년 명예훼손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전력이 있으면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던 LRM은 이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