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고인돌]언젠가는 해야 할 질문 '나는 누구인가'

배화여고서 '동양철학, 영화로 맛보기' 3주간 열려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 영화에서 답을 구해

신우현(사진) 상지대 외래교수가 ‘나의 정체성-이름을 가진 나, 인간으로서의 나’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신우현(사진) 상지대 외래교수가 ‘나의 정체성-이름을 가진 나, 인간으로서의 나’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물음은 이 세상에 인간이 살아있는 한 계속됩니다. 공자가 살던 시대에 성현들이 이미 올바른 인간상에 대해 제자들과 토론을 하고 또 깊이 고민했지만, 시대가 바뀌고 환경은 늘 변하고 그 속에 있는 인간 역시 변화하기 때문이지요. 또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는 날이 옵니다. 단지 시기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할 뿐이죠.”


13일 오전 배화여고 사랑방에서 신우현(사진) 상지대 외래교수는 인문학 특강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들에게 사뭇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너무 본질적인 질문이라 학생들에게 지루하거나 따분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강의 내내 진지하기만 했다. 특강은 서울시교육청 종로도서관에서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고인돌 강좌 ‘동양철학, 영화로 맛보기’로 총 3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로 5회째다.

관련기사



첫날 강의의 주제는 ‘나’는 누구인가. 신 교수는 학생들에게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0)’으로 철학적인 물음에 학생들과 함께 답을 찾아나갔다.

“서양철학에서는 이성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동양철학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유가에서는 도덕적인 인간을 최고의 덕목이라고 했어요. 그럼 도덕적인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인·의·예·지·신’이 바로 여기에 속한답니다. 이쯤 되면 너무 뻔하고 지루하게 느껴지지요, 윤리, 도덕이라고 하면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내 인생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어요.” 신 교수는 . 규범과 규칙에 얽매여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주변의 평판으로 살아가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면서 공자의 ‘논어’를 연결해 나의 정체성을 설명해 나갔다. 얼굴이 없는 유령 ‘가오나시’를 예를 들어 그는 “얼굴이 없는 가오나시는 상대의 마음을 사려고 금을 건넨다. 마음을 주고받는 인간관계를 알지 못하는 행위”라면서 “요즈음의 인간관계는 친구나 동반자보다는 물리쳐야 하는 경쟁자로 무관심하게 된다. 마음과 마음을 여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이윤을 따지는 관계로 전락해 서로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루하기 쉬운 윤리시간에나 들을 법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확인하는 학생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듯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를 오는 12월까지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고광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