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승 한 날려버린 김지영의 '칩샷 버디'

KLPGA NH증권 챔피언십 최종

17번홀 20m거리서 결정타

11언더로 데뷔 2년차에 첫승

지난해 두번 연장패 눈물 씻어

김지영이 17번홀에서 칩샷 버디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김지영이 17번홀에서 칩샷 버디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인 김지영(21·올포유)은 지난해 기대 속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했다. 상금랭킹 15위로 신인으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두 차례 연장전에 들어가 우승 기회를 잡았은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는 ‘대세’ 박성현(24·KEB하나은행)에, 이수그룹 KLPGA 선수권에서는 배선우(23·삼천리)에 각각 패해 두 번이나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 때문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도 놓쳤다.

2년차 김지영이 KLPGA 투어 2017시즌 8번째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극적인 칩샷 버디 ‘한 방’으로 미뤄졌던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지영은 14일 경기 용인의 수원CC 뉴코스(파72·6,49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그는 이지현(21·문영그룹)과 김지현(26·롯데), 김자영(26·AB&I) 등 3명의 공동 2위(10언더파)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끝까지 자신만의 경기에 몰두한 집중력의 승리였다.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한참 동안 우승 사실을 몰라 화려한 세리머니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선두 최혜정(26)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지영은 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선두권의 양상은 혼전 그 자체였다. 김지영이 12번홀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공동 선두에는 무려 7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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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반으로 갈수록 까다로운 그린과 강풍 속에 승부는 집중력 싸움으로 흘렀다. 시즌 2승을 노린 김민선(22·CJ오쇼핑)은 12번홀까지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13번부터 4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우승경쟁에서 멀어졌고 중반까지 버디만 4개를 잡은 홍란(31·삼천리)은 17번홀(파5)에서 이번 대회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 추진력을 잃었다. 각각 2012년과 2013년 이후로 우승 갈증을 겪고 있는 김자영과 김지현은 버디 퍼트가 살짝살짝 빗나가면서 순위표 맨 윗줄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우승 다툼은 마지막 조에서 동반하며 13번홀(파3)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김지영과 이지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지현의 15번홀(파4) 보기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오른 김지영은 17번홀(파5)에서 고비를 맞았다. 이지현이 4m 가량의 버디 기회를 만든 반면 세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러프로 보낸 것. 하지만 김지영이 약 20m를 남기고 웨지로 친 네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져 한참을 구르더니 깃대와 홀 사이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위기 상황에서 결정타를 날린 그는 이 홀에서 파에 그친 이지현을 2타 차로 떼어놓으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김지영은 “17번홀 칩샷이 들어갔을 때 소름이 돋았다”면서 “경기 내내 스코어를 보지 않아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를 넣지 못해 우승을 확정하지 못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미국파’ 이미림과 김효주는 각각 공동 7위와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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