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M아카데미]기업 '사회적 책임경영' 투트랙으로

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비즈니스와 연계된 대표 프로그램 발굴이 성공 핵심

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기업 경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CSR를 적극적으로 기업활동에 통합하고 비즈니스에 활용해나가고 있는 데 비해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CSR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고 비즈니스와 CSR를 연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ISO26000 집행위원장 마틴 노이라이터 교수가 지난 2014년 국회 CSR포럼에서 “한국은 CSR를 기업 경영 자체가 아닌 일부 자선사업이나 돈을 기부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또한 2011년 마이클 포터 교수와 마크 클레이머 회장이 주창한 공유가치창출(CSV) 개념에 한국 기업들이 유독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역설적으로 기존 CSR에 대한 접근 방식과 효과의 한계를 그만큼 크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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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자선사업·기부로 이해는 잘못


핵심역량 연결 못하면 단발 이벤트 그쳐

‘우리강산 푸르게’ 캠페인 등 큰 ‘효과’ 거둬

◇비즈니스와 연계된 대표 프로그램을 발굴해야=그렇다면 기업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CSR·CSV 활동을 추진해야 할까. 필자는 투트랙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 트랙은 CSR와 비즈니스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것이다. 최근 CSR와 CSV 사이에 논쟁이 불거지고 있으나 두 개념 모두 CSR가 기업의 핵심역량과 연계될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핵심사업과 연계되지 않은 CSR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기 어렵기 때문에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기 쉬워 진정성을 인정받기도 어렵다. 엑손모빌은 사회공헌사업을 선정할 때 ‘이해관계자의 관심’과 ‘사업에의 영향력’을 동시에 고려해 활동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이는 CSR와 비즈니스의 연계가 CSR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CSR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대표 CSR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인식을 제고하는 등 CSR를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GE는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라는 슬로건을 선포하고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항공기 엔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력공급망 그리드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성 개선 등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CSV와 전략적 CSR를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통합적 관점으로 접근, 진정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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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안전·인권 등 이슈 포괄, 공유가치 창출

이해관계자 관심·사회영향력 모두 충족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진정성을 높여야=두 번째 트랙은 CSR 활동의 다양한 분야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진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제기구들이 제시하는 CSR 관련 가이드라인(GRI 또는 ISO26000 프레임워크)은 환경·안전·인권·고용·지역개발·사회공헌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회 이슈들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CSR 관련 이슈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주요 사회 이슈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사항을 기업 경영에 통합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기업이 특정 CSR 분야에서 잘했을 때보다 잘못했을 때 대중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결국 특정 분야에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CSR 분야에서 잘못되거나 미흡한 측면이 없는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들이 CSR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크지 않은 원인으로 일반 국민과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지적된다. 이는 CSR 활동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이벤트성이거나 활동의 사회적 효과가 경제적 효과에 비해 미흡한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지속적인 CSR 활동을 통해 사회적 효과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선도기업들은 대표적인 CSR 활동을 10년 이상 지속해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에도 경제환경은 불확실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이슈들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존경받고 사회와 상생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된 대표 CSR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한편 CSR를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통합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미흡한 점이 없도록 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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