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창립 50주년 맞는 GS칼텍스] '탈정유' 선언한 허진수...'바이오부탄올'로 제2 전성기 연다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로 스타트

2차 석유파동 등 숱한 위기에도

50년간 매출 2,400배·정제용량 13배↑

사업 전반 허회장 조용한 혁신 빛발해





허진수 회장허진수 회장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인 GS칼텍스가 오는 19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67년 미국 셰브런의 자회사 칼텍스와 합작사로 탄생한 호남정유가 전신인 GS칼텍스는 50년 동안 국내 정유산업을 이끌며 국내 대표 정유사로 우뚝 섰다. 그리고 새로운 50년을 맞는 GS칼텍스는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혁신을 통해 또다시 다가오는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 GS칼텍스…도전과 위기 극복의 50년=GS칼텍스의 지난 50년은 끊임없는 도전의 역사였다. 회사 설립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1965년 락희그룹은 정부에 ‘한국석유화학공업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국가가 독점하던 정유사업을 민간기업이 경영하겠다는 자체가 획기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정부가 공모 방식으로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첫 시련을 맞게 됐다. 더구나 초기 파트너였던 일본의 미쓰이물산은 사카린 밀수 사건에 연루되면서 계약이 해지됐고 우여곡절 끝에 미국의 칼텍스와 파트너 계약을 맺은 후에야 정부로부터 제2 정유 실수요자로 지명받게 된다.

그 이후 국내 정유시설 공급 부족을 예상한 GS칼텍스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섰지만 2차 석유파동과 경기 침체로 또다시 아픔을 겪었다. 공장 가동률이 50%를 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이를 수출로 이겨냈다. 내수에서 수출로 전략을 바꾼 뒤 1982년부터 9년 동안 총 1억3,000만배럴의 원유를 처리, 이 가운데 1억100만배럴을 수출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그 뒤 GS칼텍스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 투자에 나섰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정제시설 고도화 설비 투자에 집중했다. GS칼텍스의 고도화 처리능력은 하루 27만4,000배럴로 국내 최대이며 고도화 비율 역시 35%로 최고 수준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회사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1970년대 여수 정유공장 가동 당시 100억원대 매출은 지난해 말 25조7,700억원으로 2,400배 이상 늘었고 정제용량도 6만배럴에서 79만배럴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관련기사





◇‘탈정유’ 허진수 회장의 혁신 경영 빛 보나=지난해 말 GS칼텍스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2조1,404억원)을 거뒀다. 올 1·4분기에는 5,85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기세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승부수는 ‘탈정유’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석유와 연관이 없는 바이오케미칼과 복합수지 사업을 진행하며 스마트트랜스포테이션(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는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바이오부탄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와 관련, 40여개의 특허를 비롯한 양산기술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9월 500억원을 들여 전남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착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시범공장은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실증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 전략 변화와 함께 기업문화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경영의 중심에는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허 회장은 올 초 경영전략팀을 없애고 이를 대신할 미래전략팀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출범한 회장 직속의 ‘위디아(WeDea)팀’과 함께 회사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 중이다.

허 회장은 특히 임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면서 GS칼텍스의 ‘조용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올 3월에는 ‘다이슨의 혁신’을 예로 들며 ‘탈정형적 사고’를 강조했으며 지난달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하며 아이디어를 발전해나가는 ‘오픈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회사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막대한 규모의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50주년인 만큼 GS칼텍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