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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손승원 “이윤지, 키스신 후 사과…6살 나이차 못 느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행복을 주는 드라마’가 됐다. 배우 손승원은 드라마를 통해 어떤 값을 치러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났다.

손승원은 지난 15일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MBC 일일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 종영인터뷰를 가졌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방송 기간만 6개월, 촬영 기간까지 합치면 총 8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극 중에서 가족을 이뤘던 배우들이 실제로도 가족 같았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긴 호흡에다가 처음으로 주인공을 한 작품이에요. 많이 부담도 되고 걱정도 했죠. 주연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 혼자 끌고 가는 것도 배웠고요. 워낙 배우 분들이 좋으셔서 촬영 분위기도 좋았어요. 연기에 대한 점도 많이 배웠고, 또 배우 분들이랑 잘 지낼 수 있는 방법도 배웠죠. 여러모로 성장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계속 생각이 나요. 한동안은 못 빠져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행복을 주는 사람’은 사랑으로 한 아이를 키운 여자가 아역스타로 성공한 아이를 되찾으려는 비정한 친모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배우 이윤지가 여자주인공을 임은희 역을 맡았다. 손승원은 극 중 드라마 PD인 이건우로 분해 이윤지와 러브라인을 이뤘다. 가정적이면서 따뜻한, 사랑을 주는 법을 아는 남자다.

“윤지 누나가 편하게 해주셨어요. 걱정이 많으셨나 봐요. 연상연하커플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동생으로 다가가지 않고 배역으로 다가가려고 했어요. 자주 만나고, 붙어있던 시간도 많아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누나가 워낙 성격이 좋으셔서 편했어요. 공연도 많이 했던 분이셔서,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도 했고요. 나이 차이를 못 느꼈네요.”

이윤지는 1984년생, 손승원은 1990년생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6살이라는 나이차가 있지만 그런 것은 중요치 않았다. 극 중 두 사람은 누구보다 달달하고 부러운 연인이었다. 결말은 꽉 닫힌 해피엔딩이었다. 이윤지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 듯, 손승원과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혼식 장면을 찍었어요. 누나가 촬영하면서 저한테 많이 미안해하셨어요. 키스신 찍을 때도 끝나자마자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첫 키스인데 애 딸린 엄마랑 하게 해서 미안하다고요. 결혼식 때도 마찬가지로 미안하다고 하셨죠.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했거든요. 모르고 보면 누나가 결혼했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워낙 동안이시잖아요.”

결혼식 장면에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손승원은 남편으로서 직접 축가를 불렀다. 진심이 담긴, 그러면서도 수준급의 노래 실력에 시청자들은 눈호강과 귀호강을 했다. 여기에도 비화가 있다. 사실 손승원은 드라마에 도전하기 전, 이미 뮤지컬에서 이름 난 배우다. ‘쓰릴미’, ‘헤드윅’, ‘벽을 뚫는 남자’, 그리고 최근 ‘그날들’까지 활발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작가님이 먼저 ‘축가 할래?’라고 물어보셨어요. 저도 좋다고 말씀드렸죠. 뮤지컬을 한 경험도 있고, 노래를 배웠잖아요. 활용할 수 있으면 좋죠. 일부러 뮤지컬 노래를 했어요. 윤지 누나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했거든요. 드라마에서 노래를 하니까 뮤지컬 팬 분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뮤지컬 무대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한편으로 보답해드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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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결혼이 끝이 아니다. 극 중 두 사람에게는 예쁜 둘째 딸도 생겼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여러모로 배우의 실제 생활이 접목된 드라마였다. 이 ‘예쁜 둘째 딸’은 실제 이윤지의 딸이다. 어쩐지, 손승원과 이윤지가 딸을 안아드는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해당 장면 촬영 전에도 이미 익숙한 사이였기에 더 좋았다고.

“이번에는 제가 먼저 작가님께 말씀드렸어요. 누나 딸이 드라마에 나오면 어떨까 했거든요. 평소에 촬영할 때도 제가 윤지 누나의 딸을 많이 예뻐했어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따로 만나기도 하고, 누나가 촬영장에 데려온 적도 있어요. 아는 사이다 보니까 촬영을 할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죠. 제 자랑은 아니지만, 절 좋아하고 잘 따라와 주더라고요.”

이윤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도 무척이나 가까워졌다. 이윤지와는 찍는 분량이 많아서 친했고, 아버지 역할로 나온 배우 손종학과는 부자(父子)로서 친해졌다. 촬영장 밖에서도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였다. 극 중에서는 갈등도 있었지만, 촬영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자상한 선배였다. 집도 가까워서 사적으로 자주 만나기도 했다.

배우 김미경과는 벌써 세 번째 작업이었다. 첫 영화 ‘글러브’에서 잠깐 만났고 드라마 ‘힐러’에서도 만났다. 이번에는 상대편으로 마주쳤다. 김미경은 극 중 악의 축을 담당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챙겨주고 편하게 대해줄 수가 없었다고. 이외에도 절친으로 나온 김창환과도 친해지는 등 배우들의 관계는 무척이나 화기애애했다.

“드라마가 끝난 지 좀 됐는데도 배우들 메신저 단체대화방이 활발해요. 한 시간도 쉬지 않고 대화가 올라와요. 얼마 전에도 저희끼리 MT를 다녀왔어요. 벌써 ‘또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때 선생님들 중에서는 손종학 선배님만 시간이 맞으셨거든요. 못 가신 분들이 꽤 있으셔서 조만간 또 가지 않을까 싶네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손승원에게는 큰 부담감이 있었다. 경력이 많지 않기에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 그는 무사히 첫 주연을 마칠 수 있던 것을 선배들의 공으로 돌렸다. 혼자 끌고 간다기보다는, 같이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라는 조언도 들었다. 손승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상적인 선배상’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사실 나이 어린 배우들은 선생님들에 대한 어려움이 많아요. 그런데 먼저 다가와주시니 정말 감사했어요. 저도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후배 분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선배님들 모습을 보고 배워서, 겸손하고 배울 점 많은 선배로 성장하겠습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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