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소통 경영이 성과를 내고 있다. 1년 넘게 끌어오던 일반직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는 한편 올해 임금 협상도 노조로부터 위임 받았다. 노조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신뢰를 얻은 것이 비결이다. 고착 상태인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 협상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대한항공노동조합(일반직 노조)은 지난 17일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한항공 노사는 총액 3.2% 범위에서 기본급 및 업적급, 직무수당, 비행수당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단체협약 및 노사협의에서 부모 회갑시 청원휴가를 회갑 또는 고희 중 택일하도록 하고 장의용품 지원을 외조부모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합의안은 12일부터 15일까지 노조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됐다. 전체 조합원 1만627명중 5,528명이 참가한 찬반투표에서 2,933명이 찬성(53.1%)해 가결됐다. 대한항공 노사는 2016년 임단협을 지난해 4월1일 시작해 총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특히 대한항공노동조합은 2017년 임금 교섭은 회사에 조건부 위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타결이 조 사장 소통 행보의 성과로 본다. 조 사장은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조종사 노조, 조종사 새 노조, 일반 노조 등 3개 노조를 방문했다. 또 승무원 브리핑실, 종합통제센터, 정비 격납고 등을 방문하는 등 소통의 의지를 다졌다. 같은 달 열린 항공가족 신년인사회에서도 “노조를 앞으로 더 자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와 협력하지 않으면 ‘직원의 행복과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경영철학을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반직 노조가 2016년 임단협에 이어 2017년 임협까지 사측에 위임하면서 2015년과 2016년 임금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직 노조가 적극 회사와 협업하는 상황에서 조종사 노조가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