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7’의 한 행사인 ‘2017한중비즈니스포럼’ 한복판에 중국 왕홍이 나타났다.
중국에서 왕홍은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스타라는 뜻으로 쓰인다. 인터넷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콘텐츠를 공유하는 점에서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와 흡사하다. 이들은 유쿠(동영상 공유 플랫폼), 웨이신(모바일 메신저), 알리페이(간편결제)을 이용하는 중국의 ‘주링허우’(중국이 개혁, 개방으로 경제적 부를 이룬 1990년 이후 태어난 세대) 세대를 만나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Analysys)에 따르면 내년 왕홍 경제 규모는 1,016억위안(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왕홍경제에 있어 인터넷 생방송과 전자상거래는 8할 이상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물류 솔루션업체 4PX의 리옌셩 고급부총재는 “중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유통 인프라가 약한 편이라 디지털 기반 상거래가 성장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유통부터 판매까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신유통’이 대세”라며 “신유통 시대에는 물건을 살 때 가성비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인지도 고려대상이 되면서 왕홍 경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소비 패턴이 실용도 높은 제품에서 공유할 수 있고 내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신뢰하거나 동경하는 왕홍의 의견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크게 이름을 알린 왕홍 ‘파피쟝’의 경우 2015년 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상에 자신과 또래인 젊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긴 영상물을 올린 뒤로 인기를 끌어 현재는 2,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녀가 구매해서 추천하는 아이템 하나하나에 2,000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반응이 오는 정도의 파괴력이다. 그러다보니 전략적으로 기획단계를 거쳐 스타 왕홍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웨이보에 자신이 판매하는 의류의 설명을 올리면서 인기를 끈 모델 출신 왕홍 ‘장따이’는 그렇게 전략적으로 성장한 사례로 연 수익이 500억원을 넘어 중국의 톱 배우인 판빙빙의 수익을 제쳐 화제를 모았다.
이날 서울포럼에서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 왕홍 ‘비키(Vicky)‘가 타오바오와 웨이보, 이즈보 등 여러 플랫폼과 자체 쇼핑몰 플랫폼 ’Kmall‘에서 제품 판매 생방송을 시작하자 순식간에 이즈보에만 3만여명의 팔로워가 모여 생방송을 시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키에게 자유롭게 말을 걸며 제품의 사용법이나 기능 등에 대해 물었고 이를 비키가 실시간으로 답변해주며 대화가 이어졌다.
이날 한중비즈니스포럼을 함께 주관한 상해씨앤와이의 장재혁 이사는 “더 이상 한류열풍에 의존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며 “왕홍을 활용한 개인 미디어 네트워크 전략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정혜진·정가람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