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실크로드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일대일로

■실크로드 세계사(피터 프랭코판 지음, 책과함께 펴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2013년 일대일로(一帶一路) 개념을 제시하면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실크로드가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대일로의 일대(一帶)는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一路)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중국의 주도로 44억여 명 규모의 60여 개국이 육상·해상 인프라를 연결해 무역 확대, 금융 소통, 인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경제규모 21조 달러의 유라시아 경제권 구축을 목표로 하는 일대일로 개념은 미국과 중국으로 패권이 양분된 G2 국가 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실크로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실크로드 세계사’는 기원전 119년 한(漢) 왕조가 중국 내륙과 타클라마칸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둔황을 연결하는 900㎞ 길이의 통로 하서주랑을 차지하면서 탄생한 실크로드의 과거사에만 초점을 둔 책이 아니다.


책은 고대 상업제국 페르시아와 로마 제국 이야기부터 초기 불교·기독교·이슬람교 등 고대 종교의 생성과 확산 및 상호 경쟁과 화합, 부유한 도시국가와 중앙아시아 왕조의 탄생, 십자군 전쟁, 칭기즈칸의 세계 정복과 페스트의 확산뿐 아니라 콜럼버스 이후의 서유럽 시대,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대중동 전략, 20세기 말 이후 중동과 미국 간 전쟁 및 이슬람근본주의, G2 시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까지 2,000년 세계사를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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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책은 사람들과 장소들을 이어주는 세계의 중추신경계 노릇을 했지만 오리엔탈리즘이라 불리는 편견 등으로 주류 역사학에서 잊힌 존재인 실크로드의 근현대사를 전체 분량의 3분의 1로 다룰 만큼 실크로드의 현재적 의미를 기술하는 데 집중한다.

과거 300년 가까이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이집트를 로마가 손에 넣어 나일 강 유역의 막대한 수확물을 바탕으로 벽돌 도시 로마를 대리석의 도시로 바꿔놓았듯이,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만 일대의 자원을 독점하는 것은 1차 세계대전 기간의 최우선 과제였다. 현재는 끝없이 이어지고 확장된 송유관과 가스관을 통해 쉼 없이 중국, 유럽, 인도 같은 ‘고객’들의 에너지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다시 관심이 집중되는 실크로드의 과거 역사와 그 의미뿐 아니라 현재 실크로드가 가지는 잠재성에 집중하는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역사를 다른 방식으로 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5만3,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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