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6억2,000만원→21억…김환기 단색화 불패신화

검푸른색 점화 '4-Ⅵ-74 #334' 4년 만에 15억 껑충

백남준 '수사슴' 6억6,000만원…작가 최고가 경신

지난 2013년 경매에서 6억2,000만원에 낙찰돼 4년 만에 15억원 오른 약 21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4-Ⅵ-74 #334’ /사진제공=서울옥션지난 2013년 경매에서 6억2,000만원에 낙찰돼 4년 만에 15억원 오른 약 21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4-Ⅵ-74 #334’ /사진제공=서울옥션


한국 근현대미술이 홍콩시장을 홀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진행된 제22회 서울옥션(063170) 홍콩경매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의 그림값이 4년만에 15억원 상승했고, ‘한국이 낳은 세계적 미술가’ 백남준(1932~2006)은 자신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김환기 4년새 15억 껑충= 이번 경매에서 1,450만 홍콩달러(약 21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검푸른색 점화 ‘4-Ⅵ-74 #334’는 화가가 세상을 떠나기 한달여 전 완성한 말년작이다. 앞서 2013년 6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돼 6억2,000만원에 낙찰된 것이 4년 만에 다시 나와 약 15억원 오른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지난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65억원에 ‘고요(Tranquillity) 5-Ⅳ-73 #310’가 낙찰된 김환기의 ‘불패 신화’는 2015년 10월 푸른색 전면점화가 47억2,100만원에 팔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6개월 만인 지난해 4월 48억6,750만원에 이어 6월에 54억원, 11월에 63억3,000만원에 이르기까지 5번 연속 최고가 기록을 썼다. 최고가 경신으로만 따지면 1년 6개월 만에 18억 원이 오른 셈이다.

하지만 미술품은 동일 작가의 그림이라도 제작시기·완성도·상태 등에 따라 가치가 달라져 가격의 단순비교가 불가능한 까닭에 이처럼 경매의 재거래(resaale) 이력이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앞서 지난해 9월 서울옥션에 출품돼 6억 3,000만원에 낙찰된 점화 ‘15-Ⅶ-70 #181’의 경우 2007년 11월 케이옥션에서 2억원에 팔린 그림값이 9년 만에 315% 상승했다. 김환기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아 왔으나 이처럼 미술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데는 1970년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세계적 인기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

백남준의 영상설치작품 ‘수사슴’이 약 6억6,000만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경매낙찰 기록을 세웠다. /사진제공=서울옥션백남준의 영상설치작품 ‘수사슴’이 약 6억6,000만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경매낙찰 기록을 세웠다. /사진제공=서울옥션


◇백남준…한국미술의 재발견=이번 홍콩경매에서는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영상설치작품 ‘수사슴(stag)’가 460만 홍콩달러(미화 59만달러·약 6억6,000만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여성의 나체가 담긴 영상으로 이뤄진 1996년 작품이다. 백남준은 세계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임에도 정작 미술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작가다. 종전 백남준 작품의 미술경매 최고가 기록은 2007년 11월 크리스티 홍콩세일에서 미화 54만 달러에 낙찰된 ‘라이트 형제’였다.


음양의 조화를 주제로 ‘하모니즘’ 연작을 그린 김흥수(1919~2014)의 대표작 ‘무너진 하늘’은 국제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날 경매에서 추정가를 웃도는 380만 홍콩달러(약 5억5,000만원)에 팔려 단숨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백남준은 미술사에 남긴 업적에 비해 시장에서의 가격이 저평가돼 안타까웠는데 의미있는 결과”라며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 근대 작가들의 미술사적 가치와 선구자로써의 역할을 국제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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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경매에서 10년만에 3배 이상 오른 6억3,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5-Ⅶ-70 #181’ /사진제공=서울옥션지난해 9월 경매에서 10년만에 3배 이상 오른 6억3,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5-Ⅶ-70 #181’ /사진제공=서울옥션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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