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호암상 시상식이 삼성 오너가의 참석 없이 조촐하게 진행됐다. 구속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이 모두 불참했다.
호암재단은 1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2017년도 제27회 호암상 시상식’을 열고 △과학상 최수경(60·경상대) 교수 △공학상 장진(63·경희대) 교수 △의학상 백순명(60·연세대) 교수 △예술상 서도호(55)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라파엘클리닉(대표 안규리 서울대 교수) 등 5명(단체 1곳 포함)에게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을 수여했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은 “수많은 첨단 기술이 동시에 발달하고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발전하는 대혼돈 시대에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며 “호암재단은 탁월한 업적으로 학문과 예술의 발전을 이뤄온 사람을 찾아 호암상이 인류 사회의 진보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이사장은 “호암상을 제정해 적극 지원해준 이건희 회장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쾌유를 빈다”며 “심사위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은 손 이사장의 인사말과 윤의준 심사위원장의 심사보고, 부문별 시상과 수상소감, 스벤 리딘 전 노벨화학상 위원장의 축사,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의 축하연주 순으로 진행됐다. 만찬·기념음악회 등 별도의 행사는 따로 열리지 않았다. 과학상 수상자인 최 교수는 “제 연구가 인기 있는 분야도 아니고 연구비 등의 문제로 연구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올해부터는 그만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호암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연구를 계속하라는 계시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상경 경상대 총장, 김창수 중앙대 총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이장무 KAIST 이사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박정자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오승환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노벨상 수상자인 팀 헌트 박사와 브루스 보이틀러 박사, 랄스 틸란덜 전 노벨화학상 위원장 등 각계 인사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총괄 사장,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장 등도 자리를 빛냈다.
호암상은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27회 시상까지 총 138명의 수상자에게 229억원의 상금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