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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강희는 최강희다...변화를 받아들이는 배우에게 찾아온 행운

“ ‘하트 투 하트’는 그냥 제 모습 같아 좋았어요. ‘화려한 유혹’은 힘들었어요. ‘추리의 여왕’은 저에게 행운 같은 드라마예요.”

최강희는 최강희였다. 올해로 데뷔 23년차가 된 배우 최강희가 더 건강한 ‘강짱, ’강블리‘ ‘캔디’ 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진=추리의여왕문전사, 에이스토리사진=추리의여왕문전사, 에이스토리


최근 KBS 2TV ‘추리의 여왕’ (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 유영은, 제작 에이스토리)종영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최강희는 “누구 하나 못된 배우가 없었고, 미운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어요. ‘추리 앓이’ 중입니다.(웃음)”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보였다.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최강희 분)과 하드보일드 베테랑 형사 완승이(권상우 분) 환상의 공조 파트너로 거듭나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까지 풀어낸 휴먼 추리드라마이다. 신개념 ‘주부탐정’으로 변신한 최강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진지함과 발랄함을 넘나들며 생활 밀착형 추리 퀸 ‘유설옥’에 완벽히 녹아 들었다.

“ 추리 드라마 성격도 있지만 나름 유설옥의 성장 드라마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드라마여서 좋더라고요. 저희 팀이 너무 좋았거든요. 드라마가 종방을 하고 편하게 쉬고 있어서 좋아요. 그럼에도 하루 정도는 설옥 앓이를 했죠. 17부 대본이 제 손에 없으니 지금쯤 설옥이 뭐하고 있을까? 궁금해졌어요. 마치 실연당한 사람처럼요.”

‘추리의 여왕’은 지난 달 25일 최종회 시청률 8.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시청률 면에선 독보적인 드라마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나서 시즌2를 요청할 정도로 웰메이드 드라마란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최강희는 추리물을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란다. 그럼에도 마음을 터놓고 지낸 친구가 조목 조목 이야기해주는 드라마의 매력에 설득당했다고 한다.

“대본을 친구와 같이 보는데, 추리물을 좋아하는 친구가 굉장히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똑똑한 주인공이 추리를 해 나가는 드라마라 더 끌렸어요. 추리를 하는 모습과 집안에서의 모습이 다른 점도 뭔가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실은 설옥이란 캐릭터가 제 친구와 닮았어요.”

한동안 최강희는 ’동안‘, ’4차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추리의 여왕‘을 통해선 보다 인간적인 최강희로 느껴졌다. 최강희 역시 “언제부터가 제가 대중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중이 절 가깝게 대하는 눈빛을 느꼈어요.”라고 했다.

최강희는 30대에서 40대로 가는 길목에 성장통을 겪었다고 한다. 1995년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 후 올해로 벌써 연기경력 23년차 베테랑 배우다. 그는 ’맹가네 전성시대‘(2002), ’단팥빵‘(2004), ’달콤, 살벌한 연인‘(2006), ’달콤한 나의 도시‘(2008), ’애자‘(2009), ’쩨쩨한 로맨스‘(2010), ’보스를 지켜라‘(2011), ’미나문방구‘(2013), ’7급 공무원‘(2013), ’하트투하트‘(2015), ’화려한 유혹‘(2015) 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그에게 성장통은 우울증을 넘어선 연기 울렁증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시기는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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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2013년에 집에 들어가서 안 나오기 시작했어요. 당시는 몰랐지만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요. 점점 밖에 나가기가 싫고, 집에서도 커튼을 쳐놓고 어두운 채로 있었어요.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졌어요.”

2013년 시작된 우울증은 2015년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추리의 여왕’은 그런 시기를 넘어가고 만났죠. ‘하트 투 하트’ ‘화려한 유혹’ 모두 온전히 회복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시기였어요.”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노력했던 최강희는 신앙의 힘으로 전점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게 됐다고 한다. ’하트투하트‘, ’화려한 유혹‘을 마친 최강희는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을 통해 우간다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월드비전 활동은 그에게 큰 깨달음을 안겼다. 무엇보다 김혜자 배우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최강희의 어두운 가슴에 환한 불을 켜게 만들었다.

“선생님께서 ‘강희씨는 훌륭한 배우세요. 더 훌륭한 배우가 되세요’라고 하셨어요. 훌륭한 배우가 돼야 이런 일을 할 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조금 더 좋은 배우가 돼야 네가 뭘 하는지 궁금해 할거라고 말하셨어요. 그래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거잖아요. 사실 연기를 해야 하는 계기가 부족했었거든요. 김혜자 선생님의 그 말씀 한 마디가 제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가슴에 불이 켜진다고 하죠.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추리의 여왕’이 최강희에게 가져온 또 하나의 수확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갖게 했다는 점. 그 중 8할은 파트너로 나온 권상우의 영향이 크다. 그는 “예전엔 싱글라이프가 더 멋져 보였는데 지금은 바뀌었다”며 웃었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엔 연애는 원하지 않아도 하게 됐는데(웃음), 결혼에 대해선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주변에 정말 행복해보이는 가정들을 많이 보게 됐어요. 그 중에서도 상우 씨랑 다른 분들이 다 너무 행복하게 사시더라. 휴대폰으로 가족 사진도 보여주고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진짜 예전엔 결혼에 대해서 꿈꿔본 적도 없는데 달라졌죠.”

인터뷰 말미 최강희는 “차츰 변화를 받아들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평가보다 타인의 시각에 따라 스스로 흔들리는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 최강희의 내면은 이전과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내면을 알차게 채운 최강희는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우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역시 강짱 ‘최강희는 최강희였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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