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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답답한 '空격력'...카타르 깰 수 있을까

■ 슈틸리케호, 한수 아래 이라크와 평가전서 0대0 무승부

90분간 유효슈팅 '0' 굴욕

조기소집 슈팅 강훈련 무색

최근 1년간 원정 4경기서

단 1골도 못넣고 '2무2패'

14일 카타르 원정 그르치면

PO 최악상황 내몰릴수도

한국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오른쪽)이 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발을 높이 들어 공격권을 따내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오른쪽)이 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발을 높이 들어 공격권을 따내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틸리케호는 꼭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게 만든다.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적진에서 치러지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도 마찬가지다.


8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또 0대0의 졸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답답한 경기를 지켜본 축구 팬들은 코앞으로 닥친 카타르와의 원정경기에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게 됐다. 한국 대표팀의 원정 승리는 지난해 6월 체코와의 평가전(2대1)이 마지막. 이후 이날까지 4경기에서 2무2패에 그치는 동안 1골도 넣지 못했으니 불안한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세 경기를 남긴 가운데 4승1무2패로 본선 직행이 가능한 A조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에 1점 차로 쫓기고 있어 낙관은 금물인 상황이다. 13일 오전 우즈베키스탄이 조 1위 이란과의 원정에서 이변의 승리를 거두고 한국이 14일 오전4시 카타르 원정을 그르친다면 플레이오프로 내몰리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A조 3위는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고 여기서 이겨도 북중미 4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월드컵 본선을 밟는다.


이날 이라크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신뢰를 얻지 못했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 초점을 맞춘 것 자체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한국은 43위)이자 월드컵 최종예선 B조 5위(1승1무5패)의 한 수 아래 상대를 맞아 처음부터 움츠리고 들어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스리백(3-back) 수비를 가동한 것은 지난 2015년 9월 부임 후 처음. 취임 후 내내 포백을 유지해왔던 그는 이날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스리백의 중심축을 맡기는 3-4-3 전술로 실험에 나섰다. 실험의 목적은 당연히 카타르전 승리일 텐데 카타르의 FIFA 랭킹은 8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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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포백으로 돌아갔지만 답답한 공격 흐름은 바뀌지 않았고 대표팀은 무실점에 만족해야 했다. 가운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좌우 측면의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으로 짜인 공격진은 전반 35분간 슈팅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들어 이청용·손흥민·남태희(레퀴야)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이근호(강원)·이명주(알아인)가 투입됐지만 90분간 대표팀의 슈팅은 6개, 이중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은 0개였다. 조기소집에서 실시한 강도 높은 슈팅 마무리 훈련의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그는 “이라크가 원톱으로 나왔기 때문에 전반 5분 만에라도 포백으로 바꿨어야 했다”면서 “그러지 않은 것은 실험한다는 차원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을 감수하고라도 실전에서 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유지했다”며 “전반에는 선수들이 (35도를 넘는 기온 등) 기후와 새 포메이션 탓에 조심스럽게 운영하면서 위축됐지만 후반에는 익숙한 포메이션 속에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코너킥도 많이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카타르전에서는 결과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미 2패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패배는 없어야 한다”는 슈틸리케의 결의를 믿을 수 있을까. 대표팀은 10일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다. ‘카타르 단교’ 사태 탓에 직항 대신 쿠웨이트를 경유하는 바람에 1시간이면 닿을 거리를 4시간에 걸쳐 돌아가게 됐다. 이라크전 전술 실험이 실제로 카타르에 혼란으로 작용할지, 득점 없는 졸전이 전력을 감추기 위한 전략이었는지는 14일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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