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룹채터(Group Chatter)란 글로벌특허관리회사는 지난달 카카오에 미국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조지아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룹채터가 주장하는 4건 모두 모바일메신저 기능과 관련한 특허다. 그룹채터는 여러 특허를 사들여 이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고 수익을 내는 ‘특허괴물’이다.
그룹채터는 카카오에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지난 2015년 카카오가 인수한 인도네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Path)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특허 업계에 따르면 소송규모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추정된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9일 10만9,800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가에 올랐다. 지난 한 해 주가가 33% 빠진 카카오는 실적과 기술 투자에 대한 기대감에 올해에만 주가가 42% 뛰었다.
이 같은 특허 공격에도 상승 추세인 카카오 주가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비슷한 특허소송에서 합의가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그룹채터는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자회사 라인(LINE)에 카카오와 같은 이유로 소송을 걸었는데, 올해 초 소송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소송 절차가 워낙 사안마다 다르지만 최근엔 초기에 합의하는 경우도 많다”며 “합의금은 극비라 공개가 안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그룹채터와 카카오 간 글로벌 특허분쟁도 전례에 따라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기업을 표방하는 카카오가 글로벌 특허회사의 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의 주가 상승도 매출 상승 전망 외에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투자에 따른 기대감 덕분이기 때문이다.
특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특허괴물들이 새로운 산업 축에 속하는 모바일메신저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카카오 등 국내 모바일기업들은 국제 특허 소송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