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안부를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차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1∼2월 실장님(김기춘)이 그만두시기 전에 만난 자리에서 ‘정윤회씨와 그 처는 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당시 “잘 모르겠다”며 질문을 받아넘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냥 우연히 나온 얘기인데,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체육개혁이나 승마 얘기를 하다가 정유라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하다 ‘정윤회 문건’에 최씨 이름이 적힌 걸 보고 “착각했다”며 입장을 바꾼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이름을 못 들은 건 아니지만,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도 김 전 차관의 증언에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본 피고인은 최순실, 정윤회 부부와 통화든 면담이든 한 번도 한 일이 없다. 정유라도 이번 사건 이후 알았다”며 “제가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안부를 물을 일이 없는 만큼 김 전 차관이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차관은 이날 증언에서 김 전 실장이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기로 했다. 삼성 사람이 연락할 테니 만나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 내에서 삼성이 회장사를 맡는다는 정보를 알아서 체육 담당 차관이 알면 참고되겠다 싶어 귀띔해준 일은 있는데 삼성 관계자를 만나보라고 한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