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 아프로에 '기울어진 운동장'

이베스트증권 인수전서 또 쓴맛

대부업 주홍글씨에 적격심사 불리

OK저축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최윤 회장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쓴맛을 봤다. 증권사를 인수해 신한이나 KB금융과 같은 금융지주로 거듭나려고 했지만 첫발도 떼지 못하고 발목이 잡힌 것이다. 아프로는 이베스트 인수를 위해 그룹의 뿌리나 마찬가지인 대부업을 오는 2024년까지 완전히 접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만큼 이베스트에 사활을 건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상업은행 인수에도 성공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아프로의 실력을 인정해 준 것이어서 이베스트 인수 불발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프로는 지금까지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 기회만 되면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뿌리가 대부업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빈번히 대주주 적격 심사에서 직간접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정치권에서도 대부업을 갖고 있으면서 저축은행이나 증권사를 가지려 한다는 견제가 작동해 금융당국도 ‘눈치’를 봐야 했다. 아프로의 이베스트 인수는 애초부터 최 회장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아프로의 이베스트 인수는 당국이 대주주 자격을 엄격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아프로는 자산 절반 이상이 원캐싱·러시앤캐시·미즈사랑 등 3개 대부업체가 차지하고 있지만 증권사 인수 등을 위해 대부업 포기를 선언했는데 이를 대체할 수익사업을 당장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프로가 ‘억울’해 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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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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