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정부는 중동 9개국과의 단교를 부른 ‘친이란 오보’가 해킹에서 비롯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리 빈페타이스 알마리 카타르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킹에 사용된 아이폰을 추적한 결과 카타르와 단교한 나라들이 출발점이라는 증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밤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통신이 “카타르 군주가 ‘이란은 강대국’이라고 연설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도한 뒤 카타르 정부가 즉시 이를 삭제한 일이다. 카타르 정부의 일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카타르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을 지원하고 독자적인 친이란 외교정책을 추진하는게 못마땅했던 주변 아랍국가가 해킹으로 카타르를 압박할 결정적 구실을 조작한 뒤 단교를 선언했다는 뜻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카타르 정부는 QNA의 기사 송고 시스템과 트위터 계정이 해킹돼 가짜 뉴스가 송고됐다고 해명했지만 사우디·UAE 등 이웃 수니파 아랍국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이들이 카타르에 단교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게 된 ‘방아쇠’가 됐다. 지난 5일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9개국이다.
알마리 검찰총장은 “어느 나라가 이번 해킹에 책임이 있는지 현재로선 특정하기 너무 이르다”면서 해킹 주체가 정부인지 개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카타르 정부는 이 해킹 사건을 객관적으로 조사하려고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