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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라디오스타’ 스페셜 MC, 3주 성적표…“성규 고정, WHY NOT?”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규현이 하차한지 벌써 3주째다. ‘라스’가 스페셜 MC 체제로 전환된 지도 3주가 지났다는 소리다. 서장훈을 시작으로 정준영, 인피니트 성규까지 세 명의 연예인이 스페셜 MC 자리를 거쳤다.

규현은 지난달 31일 ‘라스 10년! 슈얼~와이 낫’을 마지막으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라스’ 측은 “일정한 기간 동안 스페셜 MC 체제를 운용하면서 규현의 후임 MC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스’는 특별한 포맷이 없는 토크 예능프로그램. 그만큼 MC들의 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와 검증 기간을 걸친 후 결정하겠다는 뜻이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사진=MBC ‘라디오스타’


규현 하차 이후 첫 방송이었던 지난 7일 ‘라디오 시그널 보내~ 찌릿 찌릿’ 특집에서는 서장훈이 스페셜 MC로 등장했다. 오프닝에서 본인을 “‘라스’를 사랑하고 ‘라스’가 키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소개하며 “고정이 아닌 일일 MC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후임 MC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웠던 바, 고정 MC 합류의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는 듯했다.

서장훈은 이미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만큼 ‘라스’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김구라를 비롯해 윤종신, 김국진까지 기존 MC와 친분이 두터운지라 크게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진행을 주도적으로 이끌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다만 서장훈의 출연으로 인해 ‘라스’ 연령대가 다소 높아진 인상이었다. MC의 무게감을 아는 만큼 진지한 면모로 일관해서 그럴까. 중간에 치고 들어와 농담을 던지기도 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규현 때보다 성숙했다. 아이돌이고 유일한 20대였던 규현의 역할을 서장훈이 온전히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

정준영은 지난 14일 방송된 ‘꿀에 빠진 보이스’ 특집에 출연했다. 당시 게스트는 가수 윤민수, 이석훈, 존박, 고재근. 게스트들과 같은 장르에서 활약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라스’ MC 자리에 앉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큰 인상을 안기지는 못했다.

물론 정준영 특유의 자유분방한 캐릭터가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다. 윤민수에게 “유난을 떠시네요”라고 말하는 등 통통 튀는 매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이미지답게 분위기를 무겁게 하거나 긴장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세 MC는 녹화 끝 무렵 정준영에게 “끼 많은 친구가 MC로서 절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성규는 지난 21일 방송된 ‘굿걸~ 굿바디!’ 특집에 출연했다. 정덕현 평론가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세 MC가 중년 이상이기 때문에 젊으면서도 그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눅 들지 않고 할 이야기는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에 가장 부합하는 MC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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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데뷔 7년차의 내공으로 노련한 진행을 보여줬다. 게스트를 소개하는 것부터 그들에게 질문을 하고 리액션을 이어나가는 것까지 어색하지 않게 해나갔다. MC들의 질문은 기본적으로 제작진이 준비하는 것이지만, 성규는 이를 그대로 읽기보다는 우선 내용을 숙지한 후에 게스트와 눈을 맞추면서 추가 질문을 하는 등 열심히 소통했다.

MC 및 게스트들과의 합도 좋았다. 기본적으로 순발력이 있었다. 김구라가 tvN ‘지니어스’에서 성규가 자신의 라인이었다고 말하자 “형 라인이었는데 형이 저보다 먼저 떨어지셨어요”라고 받아치는 등 오프닝부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윤종신이 “김구라랑 친한 사람 나오면 재미없다”고 하자 “저는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 안 했다”고 덧붙이기도.

‘라스’의 특징인 독설과 허세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구라가 “나는 다작을 해서 제작발표회에 많이 간다”고 이야기하자 “자랑하는 거예요, 지금?”이라며 김구라의 말문을 막았다. 유라가 울산에서의 경험담을 말하며 “울산 예쁜이였다”고 한 데서는 “저도 예쁜 친구들을 많이 소개받았다. 전주 멋쟁이다”라고 귀여운 허세도 부렸다.

무엇보다 게스트들의 말을 경청하고 적절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데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소라가 “유라와 ‘라’자 돌림이 같아서 마음에 든다”고 했을 때는 “구라 형도 ‘라’자 돌림이다”라고, 유라가 기사 사진으로 인해 외모 지적을 받아 속상했다고 털어놨을 때는 “저는 예전에 이명박 대통령 닮았다는 댓글도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남다른 센스를 발휘했다.

아직 고정 MC를 논하기에 이른 감은 있다. 샤이니 키가 스페셜 MC 출연을 확정하는 등 앞으로도 여러 연예인이 해당 자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현 체제를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성규의 진행이 가장 좋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젊은 나이에 센스와 순발력, 당당함까지 가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다양한 방송에서 예능감을 보여준 성규이지만 현재 고정으로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은 없다. ‘라스’ MC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그의 개성 있는 예능감과 진행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기를 바란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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