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편맥'의 계절..."동네마다 음주소란 민원"

주택가서 술손님들 고성에

주민들 "너무 시끄럽다" 항의

시비 잦고 경찰 출동하기도

"주변사람 배려 음주문화 필요"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직장인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김정욱기자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직장인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김정욱기자




#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한모(44)씨는 집 앞 편의점 때문에 요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며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밤마다 편의점 앞 술 손님들의 소음 등으로 조용히 쉴 수가 없을 정도다. 얼마 전에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고성을 질러대 결국 한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 퇴근길 같은 동네에 사는 동료들과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자주 마시는 강모(38)씨. 그는 얼마 전 동료 4명과 편의점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다 주민과 시비가 붙었다. 당시 강씨 일행의 목소리가 커지자 편의점 위층에 거주하는 주민이 “조용히 해달라”고 했고 이에 강씨의 동료가 “그럼 이사 가라”고 받아쳐 큰 싸움으로 번질 뻔했다.



최근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해 그 앞 테이블에서 마시는 이른바 ‘편맥(편의점 맥주)’ ‘길맥(길거리 맥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술집에 비해 술값이 싼데다 시간 제약도 없어서다. 하지만 ‘편맥족’들이 늘며 주택가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음주소란’ 때문에 주민과 마찰을 빚는 일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편의점 등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다 음주소란으로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범칙금 통고 처분이 내려진 건수는 지난 2012년 8,879건, 2013년 1만163건, 2014년 1만8,870건, 2015년 2만858건, 지난해 2만1,92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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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편의점 앞에 거주하는 양모(33)씨는 “요즘 날씨가 더워 밤만 되면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는데 너무 시끄럽다”면서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만 주변 주민들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편의점 업주들도 손님과 주민 간에 시비가 자주 벌어지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서대문구 주택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손님들이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다 조금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져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며 “일부 주민은 낮에 편의점에 찾아와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해달라고 하고 어떤 주민은 밤에 경찰에 신고하거나 손님과 싸우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난처하다”고 전했다.

인근 다른 편의점 업주는 “여름철 편의점 인근에서 술을 마시는 게 하나의 술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며 “먼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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