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미·중은 대북제재 기업과 사업 금지한다는데…

미국과 중국이 또다시 대북 압박의 나사를 조이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교안보대화를 열어 유엔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기업들과 사업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돈세탁과 외화벌이·사이버공격 등을 거론한 뒤 “북한은 핵 프로그램 자금을 대기 위해 많은 범죄기업들에 관여해왔다”며 “이런 수입원을 줄이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여기에는 중국도 일정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 가운데 압박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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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한국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우리나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외교가의 시선이 다음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쏠리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스탠스를 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데 이어 미국의 대북 기조가 강경해지는 가운데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관련 당사국들이 철저하게 공조해야 한다. 여기에는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미중이 모처럼 공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나오면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정부는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안보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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