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카지노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에 만족하지 않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강원랜드는 국내 리조트 업계에서는 최초로 싱가포르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다. 급성장한 SMIT(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시장의 중심인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강원랜드는 이미 지난해 싱가포르와 홍콩 세일즈 로드쇼에 나서며 해외시장 고객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강원랜드를 방문한 홍콩 관광객과 싱가포르 관광객은 전년대비 각각 100%, 50%가 증가했다. 강원랜드의 하이원스키장을 이용한 동남아 관광객만도 2015년 4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7만명에 가깝게 급증했다. 앞으로 내국인 대상의 카지노 사업과 함께 싱가포르 사무소를 통해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동남아를 넘어 미주·유럽 등의 관광객까지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복합리조트로서의 변화와 함께 해외관광객 유치는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올해 1·4분기 비카지노 매출액은 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늘었다. 스키 매출 비중이 5% 증가했고, 호텔, 콘도 매출도 각각 4.4%, 2.2% 늘어났다. 비카지노 부분의 스키 매출비중이 43%를 차지하는 핵심 부분이라는 점에서 향후 겨울철 동남아 관광객의 스키장 이용규모를 늘리는 데 역량이 총집중되고 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카지노 매출 성장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카지노 방문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호텔, 콘도 등도 외형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지노 부문에서 드랍액(게임칩 환전금액)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내수 수요를 기반으로 한 성장동력은 여전히 높다는 전망이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방문객수가 약세를 보이며 드랍액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내국인 카지노라는 강점을 기반으로 잠재 카지노 수요를 흡수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랜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매출총량제 완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매출총량제는 사행산업인 카지노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2013~2016년 강원랜드 매출은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 매출총량 제한을 초과해 매출 성장에 부담감이 커지고 있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오히려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재정 지원을 하는 사업 연도에 한해 매출총량 규제를 완화하는 특별법 개정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경우 올림픽 지원금이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돼 주주 배당금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낮아질 수 있다. 지난해 강원랜드 배당수익률은 2.7%, 1주당 배당금은 990원이다.
내년 워터파크 개장도 호재로 꼽힌다. 황현준 연구원은 “워터파크 개장으로 가족형 리조트로 이미지가 쇄신되면서 고객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며 “국내 잠재 카지노 수요 촉발로 이어져 주춤한 드랍액 성장과 함께 비카지노 부분의 매출 신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